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따라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에도 변화가 일면서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희비가 엇갈렸다. 백화점은 2.5단계 시행 이후 일주일간 매출이 반 토막난 반면 대형마트는 식료품 위주로 구매가 크게 늘면서 선방했다. 편의점도 반찬류 등 ‘집밥’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 강화된 거리두기가 일주일 더 연장돼 유통업계의 엇갈린 표정은 지속될 전망이다.
◇百매출, 황금연휴 ‘반짝’ 이후 고꾸라져=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롯데백화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고전했던 백화점은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현대백화점(069960) 역시 황금 연휴 시기에 전년 대비 16.4% 매출이 늘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후 매출이 30%가까이 줄었다. 백화점 관계자는 “정부가 8월 연휴 이후 외출 자제를 권고한 이후 매출이 줄기 시작했다”며 “백화점이 아무래도 식음료 중심으로 소비를 하는 곳이 아닌 탓에 방문 자체를 꺼린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백화점 업계는 6월~7월 소비 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자 지난달 광복절 연류를 전후해 각종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지난달 14~17일 매출은 전년 대비 16% 늘어 반짝 회복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지난달 18일 정부가 수도권 전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을 발표하자 백화점 매출도 함께 하향 곡선을 그렸다. 8월18~20일(-14%), 21~23일 (-25%), 24~29일(-36%)를 기록했다.
◇‘집밥’ 수요에 마트는 선방=강화된 거리두기 2.5단계에 백화점은 울상을 지었지만 대형마트는 ‘집밥’ 수요가 몰리면서 타격을 덜었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대형마트를 찾아 대거 식료품을 사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마트(139480)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주요 품목 매출은 지난 8월 초 대비 고르게 신장했다. 채소와 수산물이 각각 11.7%, 11.1% 증가했으며 소스오일류 등도 매출이 10.9% 늘었다. 특히 집에서 밥을 차려 먹는 횟수가 늘면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의 매출은 26.9%나 증가했다. 또 식당과 주점이 오후 9시 이후 테이크아웃만 가능하자 홈술족이 늘면서 와인 매출도 14% 증가했다.
집밥족 증가에 편의점 반찬류 매출도 크게 늘었다. CU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반찬류 매출은 전월 대비 45.7% 증가하며 전체 상품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기 전인 8월 1~15일의 매출신장률이 20.5%인 것과 비교하면 약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간편 먹을거리 매출도 증가했다. 같은기간 CU의 도시락과 주먹밥의 매출은 전주 대비 각각 21.6%, 18.3% 늘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본격화되며 마트와 편의점 모두 집밥 수요가 증가해 먹거리 중심으로 판매가 고르게 증가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으로 다음주에도 식료품 위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보리·박민주 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