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한미동맹을 ‘냉전 동맹’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미국 국무부가 이례적으로 반박하는 입장을 보였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를 통해 이 장관의 한미 동맹 발언을 언급하며 “우리의 동맹과 우정은 안보 협력을 넘어선다”며 “경제, 에너지, 과학, 보건, 사이버안보, 여권 신장을 비롯해 지역과 국제적 사안 전반에 걸친 협력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앞서 지난 2일 진보 성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이홍정 총무와 만나 “한미 관계가 어느 시점에선 군사 동맹과 냉전 동맹을 탈피해서 평화 동맹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미 워킹그룹 기능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 장관의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의 상호방위조약은 동맹의 토대로 남아 있지만 우리가 공유하는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치주의 가치는 확고한 유대관계를 더욱 강화해 왔다”며 “한미 동맹은 인도·태평양 전략 지역의 안보와 안정, 번영의 핵심 축”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부가 동맹국 당국자 발언에 반박성 논평을 내놓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미중갈등 격화 속에 한국의 이탈을 경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에는 이수혁 주미대사가 “한국은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하자 미국 국무부는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선택했다”고 즉각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