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금융노조 "국책은행·금융공기업 이전 신중해야"

금융권 양대노조, 당국에 지방이전 신중 검토 촉구

국책은행·금융 공기업, 업무 특성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

"수도권 기업이 주 고객인데… 지방 내려가면 업무 비효율적"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책은행·금융공기업의 지방이전 가능성에 불을 지피면서 해당 기관의 속앓이도 심해지고 있다. 이들은 지방이전 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비용·갈등이 발생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등 금융권 양대 노조는 금융당국에 금융공기업의 지방이전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4일 금융권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만나 “글로벌 금융허브 경쟁과 금융소비자 편익 등을 충분히 고려해 신중히 결정돼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은 위원장은 지방이전과 관련해 계속 논의해보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책은행 및 금융공기업의 지방이전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터져 나왔다.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예금보험공사 등 서울에 있는 기관이 주요 대상으로 손꼽힌다. 지방이전이 결정될 경우 유치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국회의원과 지역 언론이 가세해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해 이들 기관의 지방이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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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방이전 대상으로 손꼽히는 각 기관에서는 지방이전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기관별 업무 특성을 고려할 때 지방이전이 비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경우 주요 수입원, 주요 고객인 기업이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지방으로 가면 고객이 줄어들 소지가 크다. 사실상 시중은행과 유사한 영업 형태로 운영 중인 기업은행 역시 지방이전 시 지방은행과의 불필요한 경쟁·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기관의 역할을 고려해야 하는데 지금은 정치적 논리만 앞세워 지방이전을 해야 한다는 주장만 나온다”며 “다른 나라에서 정책금융기관을 수도에 집결해 금융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추세와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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