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생수업체 농푸산취안의 창업자인 중산산(65) 회장이 중국 최고 부호에 올랐다. 중산산은 총 579억달러(약 68조7,000억원)의 재산으로 중국 첨단 기술업체인 텐센트와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화텅(560억달러)과 마윈(513억달러)을 추월했다. 그가 84% 지분을 가진 농푸산취안의 홍콩 증시 상장 덕분이다. 첫 거래일인 8일 농푸산취안은 공모가보다 85.12% 급등한 39.8홍콩달러로 출발해 시가총액이 4,453억홍콩달러(약 68조2,000억원)로 커졌다.
중산산은 바이오 업체인 베이징완타이 지분을 더해 중국 최고 부자가 됐다. 중산산이 물장사에서 남긴 이익은 놀랄 만하다. 농푸산취안은 수익률 60.2%로 2위안(약 350원)짜리 생수 한 병을 팔면 1.2위안이나 이문이 남았다. 2012년에도 또 다른 중국 생수업체인 와하하의 창업자 쭝칭허우가 중국 최고 부호에 올랐었다.
중산산은 1996년 항저우에서 농푸산취안을 설립해 값싼 증류수를 취급하지 않고 천연수만을 고집하며 ‘깨끗한 물’ 이미지를 지켜왔다. 농푸산취안은 ‘우리는 물을 만들지 않습니다. 우리는 대자연의 배달원일 뿐입니다’라는 광고 문구를 내세웠다. 농푸산취안은 차와 주스 등 다른 음료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커피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이렇게 사업을 확장해온 그가 창업 24년 만에 중국 최고 부호 자리에 우뚝 선 것이다.
하지만 ‘1등 부자’가 마냥 기쁠 수만은 없다. 중국에서는 최고 부호에 올랐다가 돌연 추락하는 일이 왕왕 벌어지기 때문이다. 2007년 1위였던 전자 유통업체 궈메이의 창업자 황광위는 이듬해 부패 혐의로 구속돼 10년 넘게 옥살이를 했다. 중국 2위 거부였던 어우야그룹의 양빈 회장도 부패와 사기죄로 18년형을 선고받았다. 중국 갑부들이 부패에 반복해서 연루되는 건 ‘관시(關係)’라는 독특한 인맥 문화 탓이 크다. 법을 무시하고 권력층과의 특수관계를 활용해 기업의 급성장을 꾀하다 보니 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중산산은 관시 관행에서 얼마나 거리를 뒀을까. 중국의 떠오르는 최고 부자가 다른 부호들의 전철을 밟지 않고 안전 경영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문성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