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자신이 다니던 학교를 배경으로 당시 시대상을 담은 책

창원대 김현숙씨 ‘비밀 독서 동아리’ 미국을 사로잡았다

창원대학본부에서 ‘비밀 독서 동아리(BANNED BOOK CLUB)’의 작가인 김현숙 씨가 이호영 총장에게 책을 전달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김경영 경남도의원, 라이언 에스트라다 씨, 김현숙 씨, 이호영 총장, 구인근 창원대학교 총동창회장.)  /사진제공=창원대창원대학본부에서 ‘비밀 독서 동아리(BANNED BOOK CLUB)’의 작가인 김현숙 씨가 이호영 총장에게 책을 전달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김경영 경남도의원, 라이언 에스트라다 씨, 김현숙 씨, 이호영 총장, 구인근 창원대학교 총동창회장.) /사진제공=창원대



자신이 다니던 대학을 배경으로 당시 시대상을 주제로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발간한 책이 미국 최대 온라인 서점이자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선주문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창원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김현숙 씨.


김씨는 남편인 라이언 에스트라다 씨, 고형주 만화가와 함께 80년대의 창원대를 배경으로 한 만화책(그래픽 노블) ‘비밀 독서 동아리(BANNED BOOK CLUB)’를 지난 5월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 발간했다. 한국판에는 ‘책이 금지된 시대 만화로 보는 1980년대’라는 부제가 붙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 80년대 학생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은 1983년 창원대에 입학한 ‘현숙’으로, 책의 저자인 김씨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신입생 현숙은 당시 금서로 지정된 책을 몰래 읽는 대학 동아리에 가입한다. 그때 읽었던 금서는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 리영희 교수의 ‘전환시대의 논리’, 마르크스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 등이었다. 이 같은 책을 소지했다는 것만으로 문제가 되던 시절이었고, 동아리 멤버들이 고초를 겪는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검열과 사찰, 5.18광주항쟁 등 당시의 무거운 시대상을 이 책은 딱딱하지 않게 풀어냈고, 학생운동을 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을 과장되지 않게 보여준다. 창원대 영어영문학과 출신 김경영 경남도의원도 당찬 ‘총여학생회장’으로 책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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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책에서 “이 책은 4년 동안 같이 대학에 다닌 친구들의 네트워크에서 나온 사실에 바탕을 둔 이야기다. 우리의 이야기를 조각내고, 다져 허구의 대학을 배경으로 하나의 이야기로 엮었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미국 아마존에서 정식 출간도 되기 전에 선주문 1위(인권 부문, 청소년역사 부문)를 차지했고, 미국에서 집중조명을 받았다.

또한 주니어 도서관 길드(Junior Library Guild) 추천도서로 선정됐고, 청소년도서관협회에서 올해의 최우수 그래픽 노블로 지명됐다. 미국 학교 도서관 저널, 스미스소니언, 북리스트, 미국잡지 Publishers Weekly 등에서는 최우수 리뷰를 받았다.

김씨는 “1980년대 초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 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미국 내 반응이 정말 놀라웠다. 믿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씨와 남편 라이언 에스트라다 씨, 책에 나오는 김경영 경남도의원은 책의 무대가 되는 창원대를 방문, 이호영 총장과 만나 대학에 책을 전달했다.

이호영 총장은 “창원대학교가 배경인 책이 한국과 미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모든 대학 구성원들이 자긍심을 갖게 한다. 앞으로도 우리 대학과 지역사회를 기록할 수 있는 활발한 작품활동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원=황상욱기자 sook@sedaily.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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