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어떤 방향으로 굴절되든 사랑의 빛은 아름답다

■손원평 신작 장편 소설 '프리즘'

아몬드, 침입자와는 결 다른 사랑 이야기

새 장편소설 ‘프리즘’ 내놓은 손원평 작가./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새 장편소설 ‘프리즘’ 내놓은 손원평 작가./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어둠 속에서는 무용한 유릿덩어리에 불과했지만 햇빛과 함께 라면 얘기가 달라졌다. 빛의 각도에 따른 선명도의 변화는 끊임없는 실험거리였고 해가 빚어내는 알록달록한 색의 물결은 경이롭기만 했다”“누가 내게 다가온다면 난 이렇게 반짝일 수 있을까. 또 나는 누군가에게 다정하고 찬란한 빛을 뿜어내게 하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상반기 충무로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영화감독 손원평이 다시 작가로 돌아왔다. 가을을 맞아 선보인 책은 신작 소설 ‘프리즘(은행나무 펴냄)’이다.



작품은 세계적인 인기 소설이 된 ‘아몬드(2017, 창비 펴냄)’나 영화 ‘침입자’와는 결이 많이 다르다. 빛의 각도와 양에 따라 다양한 빛깔을 뿜는 프리즘처럼 저마다 다른 상처와 사연을 품고 색깔이 다른 사랑을 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밀도 높은 문장으로 풀어냈다.


소설에는 네 사람의 남녀가 등장한다. 이들은 어쩌면 필연인지도 모를 우연한 만남을 통해 서로 알아간다. 지구와 태양의 거리에 따라 계절이 변하고, 계절이 변할 때마다 프리즘에 쏟아지는 빛이 달라지는 것처럼 등장인물들의 사랑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따라 변한다. 또 프리즘 단면에 생긴 긁힌 자국이 빛의 굴절을 만들듯이 상처 입은 사랑은 또 다른 사랑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사랑은 사계절처럼 순환한다. 한 편의 긴 영화 같은 소설이다.



프리즘은 손 작가가 2018년 여름부터 2019년 가을까지 ‘악스트(Axt)’에 연재했던 이야기다. 작가의 말에서 손 작가는 “세상은 수상하고 위험하지만 그보다 더했던 시절은 늘 앞서 존재했고 인류는 그 시간을 모두 지나쳐왔다. 그러니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마음을 아끼지 말자. 누가 뭐래도 지금은 사랑하기에 더없이 걸맞은 때”라고 전했다.


정영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