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청년층과 중도층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건 더불어민주당이 소속 의원들의 연이은 실언에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특히 새롭게 출범한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신중한 언행 경고에도 여권 내부의 과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옹호가 독이 되는 형국이다.
실제 추 장관 구하기에 혈안이 된 민주당은 급기야 독립운동가로 한국인들의 존경을 받는 안중근 의사까지 소환시켰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 전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추 장관의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 군인본분, 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위국헌신 군인본분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를 저격한 안 의사가 순국 전 남긴 말로 유명하다. 하지만 안 의사가 한국 독립 운동사에 획을 그은 인물인 점을 고려할 때 여권이 추 장관 아들을 안 의사에 비유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판이 커지자 민주당은 서면브리핑에서 결국 해당 문구를 삭제했다.
전 원내대표 출신인 홍영표 의원의 ‘쿠데타 세력’ 발언도 구설수에 올랐다.
홍 의원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추 장관을 변호하며 “과거 군을 사유화하고, 군에서 정치에 개입하고 그랬던 세력들이 민간인 사찰 공작하고 쿠데타도 일으켰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제 그게 안 되니 그(국민의힘) 세력이 국회에서 공작한다”며 “그들이 사회 분위기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고 국민의힘을 정조준했다. 그는 또 “지금 추미애 장관의 경우도 저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고 본다”며 “그런 정치 공세, 공작 이런 것으로 상임위 분위기를 난장판이 된다면 위원장이 제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야권의 강한 반발을 샀다.
추 장관 아들 의혹 규명에 주력하고 있는 3성장군 출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누구를 쿠데타 세력으로 말한 것이냐? 국회 들어온 쿠데타 세력이 누구냐”며 “홍 의원의 분명한 해명을 들어야 한다”고 항의하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이에 앞서 나온 김태년 원내대표의 카톡 휴가 연장 발언도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추 장관 아들 서 모씨의 특혜 휴가 의혹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휴가 연장은) 전화, 메일, 카카오톡 등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며 “담당자 허가가 있으면 미복귀 상태에서도 휴가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해 도마 위에 올랐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전화로 군인 아들의 휴가를 연장하겠다는 청원이 올라오는 등 김 원내대표의 카톡 휴가 연장 발언을 조롱하는 글이 쏟아졌다.
이 같은 정치인 실언은 과거에도 선거의 캐스팅보트인 중도층 민심과 직결된 만큼 장기적으로 민주당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미래통합당 시절 차명진 전 의원이 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모욕하는 막말을 해 4·15 총선에서 곤경에 처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차 의원의 막말 등이 민주당의 총선 압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