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소신파로 불리는 박용진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27)씨를 둘러싼 ‘병역 특혜’ 의혹을 두고 “같은 국회의원으로서 이런 의혹 자체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여당 지지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거친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박 의원의 페이스북에는 “기회주의자”, “양아치냐”, “야당으로 당적을 옮겨라”, “나대지 마라”, “배신자” 등 100여개가 넘는 항의 댓글이 쏟아졌다. 평소 박 의원의 페이스북에 댓글이 10개 안팎으로 달리던 것과 비교하면 전일 사과 발언 이후 댓글 수가 가파르게 늘어난 것이다.
앞서 박 의원은 전날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추 장관 아들 사태’에 대해 “국회의원 자체가 일단 특혜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교육과 병역은 온 국민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국민의 역린이고, 그래서 예민하게 다뤄져야 하고 낮은 자세로 이 문제를 처리해야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그런데 계속해서 이게 불법이다 아니다 이렇게만 바라보고 있는 것에 대해, 같은 국회의원으로서 그리고 군대를 갔다 온, 휴가에 아주 관심이 많았던 사람으로서 국민들에게 이런 의혹 자체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또 군대 다녀온 평범한 청년들에게도 그들이 가지는 허탈함이 어떤 건지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여당 지지자들은 박 의원의 ‘사과 발언’이 “내부총질”이라고 비난하면서, “추 장관과 그의 자녀가 무엇을 잘못해서 사과를 해야 하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박용진 씨 황당하네요. 군대는 다녀오셨어요? 추 장관이 왜 사과를 합니까? 그리 사리 분별 못하시는 게 지역구 시민들에게 죄짓고 계신 건 줄 모르시나요? 무서운 게 없어요? 당신이야말로 탈당하고 국민의힘으로 가세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민주당에 당신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게 수치”, “그 머리로 무슨 국회의원을 하느냐”, “당신 잎에서 그따위 말이 나오길 기대하는 세력이 있다. 그렇게 하려면 나가라”, “등 뒤에서 칼 꽂는 양아치 짓거리 그만하고 나가라”,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기회주의자임을 잘 알았지만 역시나 그렇다. 정말 비열한 인간의 유형” 등 분노의 댓글을 달며 박 의원의 출당과 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금태섭 걸러내니 박용진이 튀어나온다”며 박 의원을 “제2의 금태섭”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조국 사태 때 당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가 여당 지지자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던 인물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진 행위가 ‘당론 위반 행위’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당내 징계를 받았다.
박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금 전 의원과 함께 여당 내 소신파인 이른바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로 불리기도 했다. 앞서 조 의원과 금 전 의원도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가 여당 지지자들의 집단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조 의원은 서씨의 ‘병역 특혜’ 의혹 관련 ‘공정성’의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배신자”, “국민의힘으로 가라” 는 비판을 들었고, 금 전 의원은 당직병의 실명을 공개한 같은 당 황희 의원의 언행을 문제 삼는 의견을 냈다가 “아직도 탈당 안 했느냐”, “소신은 무슨 소신” 등의 페이스북 댓글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