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해 국내에서 쏘렌토와 카니발 10만대 판매 목표를 세우고 생산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종이 10만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면 경차의 대명사격인 ‘모닝’ 이후 10년만이다.
현재 두 차종은 대기 고객만 4만명이 넘는 상황이다. 기아차는 납기 단축을 위해 카니발 1만1,800대, 쏘렌토 8,500대까지 생산량을 확대했다. 두 차종의 생산라인을 풀가동한 것이다.
기아차는 두 차량 모두 연 판매량 10만대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지난 1~7월 20.5%에 머물던 쏘렌토·카니발의 내수판매 비중은 올해 30%대까지 올라간다.
올 상반기 소형SUV와 중형세단 부문에서 1위 자리를 굳힌 기아차는 지난 3월 출시한 4세대 쏘렌토와 지난달 출시한 4세대 카니발을 앞세워 미니밴·준대형SUV 시장의 지배력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신형 카니발은 정통 미니밴보다는 SUV에 가까운 외관으로 변신했다. 출시 직후 3만2,000대의 사전계약 물량으로 국내 자동차 판매 사상 최단시간 최다계약 신기록을 수립했으며, 사전계약이 끝난 이후에도 하루 평균 700대씩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신형이 출시된지한달여 밖에 지나지 않아 1~8월 판매량은 전년보다 많지 않지만 사전계약 물량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판매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신형 쏘렌토도 출시 3개월만에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선 이후 월평균 9,000대 이상 판매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SUV 특유의 강인함을 표현한 외관 디자인과 국산 중형 SUV 유일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경쟁차에는 없는 6인승 시트 등이 인기비결로 꼽힌다.
기아차는 디젤과 하이브리드로 구성된 쏘렌토에 2.5T 가솔린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며 7·9·11인승으로 구성된 카니발도 조만간 4인승 고급모델인 하이리무진을 추가 투입해 구매층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초에는 셀토스와 K5가 국내 시장 판매의 효자 노릇을 했다면 하반기에는 쏘렌토와 카니발이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그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쏘렌토와 카니발의 최전성기는 지난 2015부터 2018년까지였다. 이 기간 기아차 내에서 두 차종의 판매비중은 28%에 달했다. 모델 변경을 앞두고 지난해 22%까지 내려갔던 비중이 올해 다시 반등하자 연10만대 판매 및 국내 판매비중 30% 돌파로 목표를 바꾼 것이다.
쏘렌토와 카니발의 인기는 올해 레저용 차량(RV) 흥행의 효과도 톡톡히 봤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RV 내수판매량은 올해 1~7월 총 40만 4,26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자동차 시장 성장세(10.0%)를 웃도는 수치다. RV가 국내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는 전통적으로 RV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왔다”며 “올해 RV 차량이 인기를 끄는 와중에 4세대 모델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신차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