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판 유전무죄’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레드불 3세의 뺑소니 사망사고가 불기소 결정 두 달 만에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다.
2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레드불 창업 3세인 오라윳 유위티야를 태국으로 데려와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다 하라고 관계기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쁘라윳 총리는 “오라윳이 발견됐을 때 그를 체포하고 태국으로 신병을 인도하는 것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창업주인 찰레오 유위티야의 손자인 오라윳은 지난 2012년 방콕 시내에서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났다. 사건 발생 이후 측정된 오라윳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5%로 법적 운전 허용치를 초과했다. 당시 그에게는 음주운전과 과실치사·뺑소니 등의 혐의가 적용됐으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후 체포됐던 오라윳은 보석금 50만밧(약 1,900만원)을 내고 석방돼 유전무죄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해외에 머물면서 검찰의 소환에 불응했지만 전 세계를 유람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에서도 사라졌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면서 다시 한번 논란을 일으켰고 최근 검찰이 불기소 방침을 밝히면서 여론은 들끓었다.
하지만 최근 시민들의 원성이 커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총리가 직접 구성을 지시한 진상조사위원회는 불기소의 배후에 정부 관계자들과 검찰·경찰·변호사 등의 조직적인 비호 및 음모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결국 경찰은 지난달 말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 현장 구호조치 불이행, 코카인 불법복용 혐의로 체포영장을 법원에 신청해 발부받았다. 검찰도 기존의 과실치사 외에 코카인 복용 혐의까지 추가해 오라윳의 기소를 결정하면서 기존 결정을 뒤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