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잠잠했던 서울 외곽의 구축 아파트도 새 임대차법의 후폭풍을 맞는 모양새다. 지금껏 전세가 변동폭이 크지 않았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의 구축 아파트 단지들도 임대차 3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7월 말 이후 많게는 전세가가 50% 이상 뛰는 등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세 매물 품귀현상으로 인한 전세가 상승 기류가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서울 외곽에까지 미치고 있는 만큼 임대차3법으로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가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노·도·강’과 ‘금·관·구’ 일대의 구축 단지들의 전세가가 급격히 오르며 전용 84㎡(30평대)가 5억원 대로 그 가격대를 굳히는 모양새다.
20년 전인 2001년 입주한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대단지 ‘개봉동현대’ 아파트의 전용 84.99㎡는 이달 들어 5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해당 평형의 전세가 5억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과 한 달 전인 8월 초만 해도 같은 평형이 4억1,000만원에 손바뀜됐지만, 그 동안 1억4,000만원이 뛴 셈. 개봉동현대 아파트의 전세가가 작년 6월께부터 줄곧 4억원대 초반 수준을 유지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한 달 간 전세가가 급격히 올랐다.
비슷한 시기 입주한 1,500가구 규모의 강북구 미아동 ‘벽산라이브파크’ 아파트의 전용 84.89㎡도 지난달 29일 11층 매물이 3억4,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는데, 그 다음달 4일 같은 층에 같은 평형 매물이 5억1,000만원에 계약됐다. 일주일 새 전세가가 정확히 50% 오른 것이다. 이 아파트도 작년 2월 처음으로 전세가 3억원 선을 넘긴 뒤 1년 반 동안 비슷한 가격 수준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들어 그 가격이 5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이처럼 전용 84㎡ 크기의 30평대 아파트 전세가가 5억원 대를 넘기며 키맞추기에 들어간 가운데 40평대 아파트는 6~7억원 대로 가격선이 이동하는 분위기다. 관악구 봉천동의 ‘관악우성’ 전용 114.78㎡는 이달 들어 6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며 처음으로 6억원 선을 넘어섰다. 지난달 초만 해도 5억1,000만원에 거래되던 평형으로, 한 달 조금 넘는 기간 동안 1억원 넘게 상승했다. 지난 2010년 입주한 강북구 미아동의 ‘래미안트리베라 1차’ 전용 114.98㎡은 이달 3일 6억8,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는데, 이는 두 달 전 전세 실거래가보다 1억3,000만원 높은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