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도 대출 받는 은행’ 카카오뱅크가 25일 직장인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를 인상했다. 우리은행도 다음 달부터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에 적용하는 우대금리를 축소하기로 했다. 이례적인 신용대출 폭증세가 이어지자 은행들이 결국 대출 속도 조절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금융당국도 이날까지 주요 은행들로부터 신용대출 관리 계획안을 제출받고 추가 조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직장인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를 연 2.01%에서 연 2.16%로 0.15%포인트 올렸다고 밝혔다. 인상된 금리는 이날부터 바로 적용된다. 앞서 케이뱅크도 지난 18일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각각 0.10%포인트, 0.20%포인트 인상해 최저 2.11%, 2.61%로 올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자산건전성 관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초저금리로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은행권 신용대출이 역대 최대폭으로 급증하자 선제적으로 대출 죄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14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만 3조4,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우리은행도 오는 10월6일부터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의 금리우대 항목을 없애거나 우대금리 폭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한다. 이에 따라 최대로 받을 수 있던 우대금리는 1.0%포인트에서 0.6%포인트로 축소 조정됐다. 그만큼 최종 대출금리는 오르게 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거래실적에 따른 우대금리는 최대 0.6%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우량기업 소속 직장인에 제공하는 우대금리는 최대 0.6%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축소 조정했다. 올해 말까지 우량기업 임직원 신규 유치를 위해 한시 운용했던 우대금리 이벤트(0.1%포인트)도 조기 종료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관리 차원에서 금리우대 변경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주요 은행들에 자체 관리 노력을 수차례 당부한 것도 이번 조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스스로 가계대출 건전성 관리 노력을 다해달라”며 “가계대출 불안요인이 지속되면 필요한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주요 은행들로부터 연말까지의 신용대출 관리 계획안을 제출받고 이후 신용대출 추이를 지켜보면서 보완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최저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최대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만기 연장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등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