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잇써보니]킹스맨 회의가 현실로…LG유플러스 'U+리얼글래스'

■김성태 기자의 '잇써보니'

렌즈 투명해 가상·현실 모두 보고

3개 앱 동시 멀티태스킹 가능

88g으로 가볍지만 조작 불편

소리·배터리가 집밖 사용 걸림돌

LG유플러스의 ‘U+리얼글래스’로 크롬·유튜브·카카오톡을 실행해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다./김성태기자LG유플러스의 ‘U+리얼글래스’로 크롬·유튜브·카카오톡을 실행해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다./김성태기자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요청을 받아 화제가 된 EBS의 인기캐릭터 ‘펭수’가 이번에는 내 방 장롱 위로 소환 돼 춤을 추고, 영화 킹스맨의 한 장면 처럼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화상회의를 한다. LG유플러스(032640)의 가상현실(AR) 안경 ‘U+리얼글래스’로 가능해진 일이다. 지난달 21일 출시된 U+리얼글래스는 ‘나에게만 보이는 빔 프로젝터’ 개념으로, 안경 형태의 기기를 착용하면 눈앞의 현실과 스마트폰 앱이 겹쳐 보인다. VR과 달리 렌즈가 투명해 이용 중에도 현실을 볼 수 있다. 또한, 이용자를 둘러싼 공간을 360도로 보며 콘텐츠 화면 배치 및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다. 국내 최초 소비자용으로 출시된 AR글라스인 U+리얼글래스를 체험해봤다.

U+리얼글래스로 본 AR펭수./김성태기자U+리얼글래스로 본 AR펭수./김성태기자


최대 100인치의 화면을 풀HD(FHD) 화질로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유용했다. 대형 TV를 놓을 만한 여유가 없는 방에 사는 기자에게는 특별한 기능이었다. 안경을 끼고 천장이나 벽을 비추면 극장처럼 커다란 화면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태양의 서커스’ 같은 공연 콘텐츠를 볼 때 압도되는 느낌마저 들었다. 누워서 휴대폰을 얼굴 위로 떨어뜨리는 걱정 없이 인터넷 서핑이나 카카오톡을 할 수 있어서 편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더욱 활용도가 높은 기기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모델이 AR글라스 ‘U+리얼글래스’를 이용하고 있다./사진제공=LG유플러스LG유플러스 모델이 AR글라스 ‘U+리얼글래스’를 이용하고 있다./사진제공=LG유플러스


3개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실행해서 볼 수 있는 멀티태스킹 기능도 인상적이다. 유튜브와 메신저, 포털사이트 서핑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사파업에 대한 영상콘텐츠를 유튜브로 보면서 더 알고 싶은 정보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며 카카오톡으로 대화까지 나눌 수 있다.

유튜브·U+모바일티비·아프리카티비 등 영상앱부터 카카오톡·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까지 다양한 앱을 지원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상상력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무게가 88g으로 착용할 때 불편함은 없다. 얼굴을 누르던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보다 훨씬 편하지만 기기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발열이 발생했다. 출시제품은 시제품보다 안경다리 부분에서 발생하는 열이 줄긴 했다.



스마트폰에 유선으로 연결해서 사용하기에 아직 어려운 점이 많았다. 스마트폰을 키패드처럼 사용하며 앱을 조작해야 되는 과정이 번거로웠다. 타이핑을 할 때는 스마트폰에 뜬 키보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메신저 등을 사용하기에 불편했다. 실제로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할 때 스마트폰으로 제대로 조종할 수 없어서 벽에 꽂히는 카트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앱 조작을 스마트폰이 아닌 손짓 인식으로 하는 서비스가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으로 이러한 어려움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U+리얼글래스로 즐긴 카트라이더./김성태기자U+리얼글래스로 즐긴 카트라이더./김성태기자


집 밖에서 사용할 때도 장애가 있었다. 호불호가 갈릴법한 글라스 디자인과 소리가 기기에서 나오는 점 때문에 밖에서 착용하기까지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여기에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될 우려도 야외에서 사용을 방해했다. 실제로 글라스를 2시간 가량 사용하면 휴대폰 배터리가 100%에서 30%까지 떨어진다.

LG유플러스 모델이 ‘U+리얼글래스’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LG유플러스LG유플러스 모델이 ‘U+리얼글래스’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LG유플러스


U+리얼글래스는 시작점이라는 자체만으로 주목할만하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경험이 스마트폰에서 AR글라스로 옮겨갈 것으로 예측한다. 애플도 1~2년 뒤에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U+리얼글래스는 얼리어답터의 입소문을 타고 초도 물량 1,000대가 약 한 달 만에 소진되며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탰다.

U+리얼글래스로 가능해질 원격회의 시스템 ‘스페이셜’./김성태기자U+리얼글래스로 가능해질 원격회의 시스템 ‘스페이셜’./김성태기자


앞으로 U+리얼글래스가 넓힐 AR생태계가 기대된다. 미국 기업 ‘스페이셜’과 함께 개발한 가상회의 시스템도 올해 말에 출시된다. 영화 ‘킹스맨’처럼 다른 공간에 흩어진 사람들의 아바타를 가상공간에 모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베타테스트 중이다. 정혜윤 LG유플러스 마케팅전략담당(상무)은 “일상 속에서 U+리얼글래스가 다채롭게 쓰일 수 있도록 꾸준히 서비스를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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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써보니]



첨단 기술을 탑재한 정보기술(IT) 기기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얼리어답터가 아닌 일반 소비자가 IT기기를 선택하기 까지는 항상 어려움이 따른다. 베타 테스터를 자초하면서 누구보다 빨리 새로운 기기에 대한 경험을 중시하는 얼리어답터와 달리 일반 소비자들은 실생활에 얼마나 유용하고 활용도가 높은지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알아듣기 어려운 전문가들의 설명 보다는 “실제 써보니 어때요”라는 원초적인 궁금증에 대한 답이 더욱 절실하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담당 기자들이 IT 기기를 실생활에 직접 사용해 보고 느낀 장단점을 진솔하게 풀어내려 한다.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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