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금지 기간 중 예외를 적용받은 기관투자가가 공매도를 가장 많이 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불안해지자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1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고 이후 추가로 6개월 연장됐다. 시장조성자로 지정된 12개 국내 증권사는 유동성이 부족한 종목에 매도·매수 호가를 내 거래가 원활해지도록 돕는 역할을 감안해 공매도 금지 예외가 적용됐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공매도 금지 후 주식시장 공매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16일부터 8월 말까지 기관투자가의 하루 평균 공매도 금액은 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기관의 하루 평균 공매도 금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26억3,000만원의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이어 씨젠(096530) 24억원, 카카오(035720) 10억9,000만원, 셀트리온(068270) 9억4,000만원,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5억2,000만원, SK하이닉스(000660) 3억7,000만원, 아모레퍼시픽(090430) 3억5,000만원, 삼성SDI(006400) 3억4,000만원, 두산인프라코어(042670) 3억3,000만원, SK(034730) 3억2,000만원 순이다.
올해 1월부터 공매도 금지 전인 3월13일까지 하루 평균 공매도 금액은 6,542억원이다. 외국인의 공매도 금액이 3,604억원(55.1%)으로 전체 투자 주체 중 절반 이상이고 기관은 2,860억원(43.7%), 개인은 78억원(1.2%)에 달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기법이다. 공매도에 대해서는 개인 투자자보다 정보 접근성과 자본 동원력이 월등한 기관 및 외국인 투자가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과 함께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유동성과 효율성을 높여주는 순기능이 크다는 반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