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이 유엔(UN)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다른 나라 국적을 사용해 해외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전문가패널 중간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군수공업부가 외화벌이를 위해 파견한 IT 노동자 수백여명이 올해 3월 현재 중국에 체재 중이다.
앞서 안보리는 각 회원국이 외화벌이를 위해 자국에서 일하는 모든 북한 국적자와 이들을 감시하는 북한 당국 관계자들을 지난해 12월 22일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했다.
유엔 전문가패널은 “북한은 유엔 제재를 피하기 위해 제3국인의 이름을 이용해 신분을 숨기고 프리랜로서 활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 노동자들이 도용하는 제3국의 국적이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10~20명씩 그룹을 지어 활동하는 북한 IT 노동자들은 그룹당 월별 10만 달러(한화 약 1억1,70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가패널은 러시아에서도 북한 IT 노동자들이 신분을 속인 채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북한은 러시아에서도 제3국인의 이름이나 가짜 신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무기수출회사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가 무기 금수 제재 대상국인 이란에서 여전히 활동 중이라고 지적했다. KOMID는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관련한 장비, 재래식 무기를 수출하는 주요 통로로 지목된 조직이다.
2018년 11월 평양을 방문한 해외 한인상공인들이 만수대창작사에서 미술품을 구매했다가 한국 당국에 압수당하고,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도 소개됐다.
이와 함께 전문가패널은 다수 회원국들이 북한이 6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탄도미사일 탄두로 장착이 가능한 ‘핵탄두 소형화’에도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관측된 활동과 관련해선 전문가패널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경우기준 1년간 50만 배럴(6만6,500톤) 이하의 정제유를 수입할 수 있도록 한 유엔 제재도 여전히 지키지 않는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은 외화벌이로 꾸준하게 석탄을 불법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원국 정보에 따르면 올해 5월7일까지 최소 33차례의 운송이 이뤄졌다.
외화벌이를 위한 조업권 판매도 계속되는 것으로 판단됐다. 북한은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 조업권 판매 광고까지 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치품 금수 조치에도 불구하고 벤츠나 아우디 같은 고급 승용차를 비롯해 고급 주류 등의 수입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편 제재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활동에 대한 제재 면제 절차를 과거보다 신속하게 했다”며 “기간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