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이 되는 세대합산을 인별 기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세대합산을 폐지해야 한다. 3억원 이상 양도소득세 부과는 시기상조”라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시중에서 전문가의 의견도 있어 한 종목당 3억원은 견지하되 세대합산을 인별 기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홍 부총리는 “개인별로 전환되면 (합산하지 않게 돼) 6억~7억원으로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며 “증세한다는 취지보다 자산소득과 근로소득의 과세형평 차원에서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방침이 결정됐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의 발언은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기준 강화라는 기본틀은 유지하고 비판이 거센 가족합산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증여 등으로 손쉽게 세금 부담을 줄이는 것을 막겠다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시중에서는 “삼성전자 주식을 팔려고 가족회의까지 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는 올해 말 기준으로 특정 종목을 3억원 이상 보유한 주주가 세법상 대주주로 분류돼 내년 4월부터 양도차익의 22∼33%(기본공제액 제외, 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기재부 원안은 주식 보유액을 주주 당사자와 배우자·부모·조부모·외조부모·자녀·친손자·외손자 등 직계존비속, 그 외 경영지배 관계 법인 등 특수관계자까지 모두 합산해 계산했다.
기재부가 일단 가족합산 조항을 없앨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3억원’ 기준이 유지될 경우 시장의 불만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가 예탁결제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서 종목별 3억원 이상 보유자는 약 9만명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연말로 갈수록 매물이 대규모로 쏟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주주의 범위는 2017년 정부의 세법 개정으로 기존 25억원에서 2018년 15억원, 2020년 10억원, 2021년 3억원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돼왔다. /세종=황정원·박효정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