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분기 상장사 실적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최근 한 달간 증권사들의 눈높이가 가장 높아진 업종은 반도체·통신장비 등 정보기술(IT)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8일부터 이달 7일까지 목표주가가 상향된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총 145개로 집계됐다. 이들을 업종별로 분류한 결과 반도체·5세대(5G) 통신장비 등 IT 업종이 36곳으로 전체의 23.8%를 차지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IT 관련 기업의 비중이 높아 타 업종에 비해 증권사들의 커버리지가 넓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증권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도 이들 업종의 실적 개선세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목표주가가 상향된 36개 IT 관련 기업 중 3·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23개 기업의 80%에 달하는 18개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전 분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분기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도 19개에 달했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005930)가 2년여 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해 12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데다 LG전자(066570) 역시 9,590억원의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IT 관련 소재·부품·장비 업체에 대한 실적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IT 업종 다음으로는 화학기업이 15곳으로 뒤를 이었다. 롯데케미칼이나 대한유화 같은 전통적인 기초화학소재 업체들은 저유가로 인한 비용감소와 화학제품 가격 상승 등이 목표주가를 올린 근거가 되고 있다. 여기에 화학기업들이 2차전지와 미래차·반도체 등 성장산업의 소재를 생산하면서 성장성까지 갖추게 되자 눈높이가 대거 상승했다.
최근 실적 개선이 예상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던 자동차 제조 및 부품 업체들도 목표주가가 대거 상향되는 모습이다. 145개 기업 중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만도(204320)·한온시스템(018880) 등 10개 업체의 목표주가가 한 달 사이 올랐다. 이외에도 코로나19 최대 수혜주인 바이오·제약(8곳), 기계(7곳), 증권사(5곳)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진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도 본격적인 실적 장세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들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 추세가 강해질수록 상승을 주도하는 업종과 종목은 집중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와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반도체, IT 가전, IT 하드웨어, 화학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