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때 북한이 ‘고강도’는 아니지만 ‘저강도’의 위력은 과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수준은 아니지만 다탄두 탑재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동원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장관은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북한 당 창건일 기념 열병식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질문에 “예전 같으면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고 자신들의 핵무력이나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고강도로 나올 때는 실제로 쏘거나 실험하거나 이런 부분들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그런 것보다 저강도 시위와 위력의 과시 이런 정도 선이 되지 않을까 분석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어 “그 행사(당 창건일) 이후 북한이 닫아걸었던 문을 얼마만큼 다시 열 것인가 그런 측면들도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 장관이 거론한 ‘저강도’ 위력 과시는 신형 전략무기 공개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통일부는 이날 국감 업무보고 자료에서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을 두고 “경제적 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 신형 전략무기 공개 가능성 등 존재감을 부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공개할 수 있는 신형 전략무기 종류로는 ICBM과 이동식 발사 차량, 신형 SLBM 등을 예로 들었다.
이 장관은 남북관계나 북미관계의 모멘텀(동력)에 대한 질문엔 “대체적인 정론은 11월3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보면서 전체적으로 모색이 시작되지 않겠느냐 이렇게 보는 게 중론일 것 같고, 저도 그 판단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북미 간 ‘옥토버(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남북 정상이 종전선언을 기대하며 친서를 교환한 것이 아니냐는 안 의원의 분석에는 “정치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 이전에 양 정상 간 인간적인 신뢰와 우정, 이런 측면에서 순수하게 판단하셔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현 정권의 기조가 선(先) 종전선언·후(後) 비핵화인가”라고 묻는 국민의힘 박진 의원에게는 “종전선언을 통해 비핵화 과정을 촉진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을 견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정상 간 화상회담에 관해선 “지금 제가 아는 바로는 (추진 상황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