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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장관 거론되는 라이스, “중국과 경쟁+협력해야”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트럼프 정부보다 유연한 접근 예고

중국과 경쟁 위한 내부역량 제고 중시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3일(현지시간)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미국의 올바른 대외 정책방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밀컨 콘퍼런스 중계화면 캡처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3일(현지시간)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미국의 올바른 대외 정책방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밀컨 콘퍼런스 중계화면 캡처



미국판 다보스 포럼이라고 불리는 밀컨 컨퍼런스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막을 올렸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올해는 온라인으로 개최되는데요. 13일에는 정치 관련 세션들이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중 주요 내용을 전해 드립니다.

"중국과 핵, 기후변화 등 함께 해야 할 것 있어"
이날 세션 중에서는 존 케리 전 국무장관과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대담이 있었는데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됐던 라이스 전 보좌관은 국무장관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립니다. 바이든 정부에서 직간접적으로 외교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그런 라이스 전 보좌관의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시 외교안보 방향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이날 라이스 전 보좌관은 의미 있는 얘기를 몇 개 했는데요.

우선 중국입니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우리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아주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동맹국, 파트너들과 함께 해야 한다. 그게 첫걸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둘째로 우리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훨씬 더 효율적이 돼야 한다”며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우리의 기술역량을 강화하며 미국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이민 정책을 시행하는 식으로 미국 국내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쉽게 말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제재를 하는 식으로 남을 때리기보다는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나가야 한다는 뜻이죠. 이 문장 사이에서 트럼프 정부 때 강화한 이민이 최소한 정보기술(IT)을 비롯한 첨단분야에서는 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읽을 수 있습니다. 미국도 R&D에 대규모 자금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뜻도 되지요. 실제 라이스 전 보좌관은 “냉전 기간 동안 옛 소련과의 경쟁에서 도움이 됐던 민간 부문이 현재의 상황에 맞게 다시 업데이트돼야 한다”고 민간 기업 지원 강화를 시사했습니다.

아들 헌터 바이든과 중국과의 연계설에 곤혹을 치른 바이든 전 부통령. 민주당 지도부는 과거와 딜리 중국과의 관계에 단호해질 필요가 있으며 집권시 트럼프 정부 이상으로 중국에 강하게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라이스 전 보좌관의 발언을 보면 갈등을 먼저 일으키기보다는 미국의 힘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유연성이 더 높아지는 셈이다. /AP연합뉴스아들 헌터 바이든과 중국과의 연계설에 곤혹을 치른 바이든 전 부통령. 민주당 지도부는 과거와 딜리 중국과의 관계에 단호해질 필요가 있으며 집권시 트럼프 정부 이상으로 중국에 강하게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라이스 전 보좌관의 발언을 보면 갈등을 먼저 일으키기보다는 미국의 힘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유연성이 더 높아지는 셈이다. /AP연합뉴스


중요한 것은 중국과의 협력을 얘기한 부분인데요. 그는 “우리가 경쟁을 할수록 협력을 위한 공간을 남겨둬야 한다”며 “세계적인 보건이나 핵안보, 기후변화처럼 우리가 협력할 수 있고 협력해야 하는 문제들에 대해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좀 더 효과적으로 경쟁하고 필요한 협력을 배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리하면 ①중국의 부상에 따른 위험은 인지하고 있지만 ②미국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을 선호하며 ③핵이나 기후변화 등 중국과 협력할 부분이 존재한다는 게 라이스 전 보좌관의 생각입니다. 이는 보다 유연한 대중 접근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물론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그가 중용돼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요. 추가로 지금 밖에 있을 때와 공직을 다시 맡아서 살펴본 상황은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저에 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아프간, 미군 주둔은 지렛대"
직접적으로 우리와 연관되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얘기도 있는데요. 라이스 전 보좌관은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대해 “아프간 정부는 미국이 여성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20년 동안 싸워온 것과 관련해 이룬 게 없다”며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지렛대는 미군 주둔 뿐이다. 이미 아프간 주둔 미군은 15만5,000명으로 정점일 때의 3분의1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방침을 문제 삼은 것인데요.

눈여겨 볼 부분은 라이스 전 보좌관이 미군 주둔을 협상의 지렛대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북한 핵문제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주한미군 주둔의 중요성을 그만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이 경우 방위비 주둔비 협상은 좀 더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겁니다.


"美 대선, 당일은 트럼프 3일 뒤엔 바이든 승리"
이날은 대선 전망에 대한 세션도 있었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느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하느냐 핵심이죠. 정치 및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 이름난 프랭크 룬츠 FIL 최고경영자(CEO)는 “선거가 21일 남은 현재 기준으로 선거 당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지만 3일 뒤에는 바이든이 승리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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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당일 현장개표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지만 우편투표 개표가 계속되면 결국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기게 된다는 것이죠. 룬츠는 공화당의 전략과 방향을 짜는데 도움을 주는 인물입니다. 그만큼 공화당 쪽 시각에서 봐도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한 상황이라는 뜻이죠. 여기에서는 ‘3일’이라는 숫자보다 11월3일 당일 상황과 며칠 뒤에 이것이 뒤집힐 것이라는 전망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그는 내년 1월 차기 대통령 취임식 때의 상황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자에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마스크를 쓴 것으로 묘사했습니다. 대선 이후에도 불복 가능성과 법적 다툼, 지지자들의 반발에 두 개의 대통령이 공존하는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 것이죠.

프랭크 룬츠(윗줄 왼쪽 두번째) FIL CEO가 미국 대선 전망을 얘기하고 있다. /밀컨 콘퍼런스 중계화면 캡처프랭크 룬츠(윗줄 왼쪽 두번째) FIL CEO가 미국 대선 전망을 얘기하고 있다. /밀컨 콘퍼런스 중계화면 캡처


워싱턴의 정치 및 공공정책 컨설턴트인 케이티 윌쉬 쉴드도 룬츠의 의견에 동의했는데요. 그는 “프랭크가 옳다고 생각한다. 선거날 밤에는 트럼프가 승자일 것이다. 하지만 결구에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쉴드는 “2016년 여론조사는 선거일의 결과와 매우 다른 것을 보여줬다”며 “3주는 매우 긴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아직 우리가 갈 길이 멀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을 지낸 테리 맥올리프 전 버지니아주 주지사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압승을 예상했습니다. 최근 월가의 분위기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논란이 없을 정도의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조금씩 흘러나오는데요. 그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325에서 35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미 대선 승리를 위한 매직넘버가 270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크게 이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플로리다를 핵심주로 꼽았습니다. 선거인단 수가 29명으로 세번째로 많은 플로리다에서 민주당이 이기면 다른 주로 갈 것도 없이 승리를 확정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12일의 밀컨 컨퍼런스 요약 "코로나 지원에 올인하면 다음 위기 때 실탄 없어"
추가로 전날 밀컨 컨퍼런스 주요 내용을 핵심만 뽑아 다시 전해드립니다. 별도 기사로 소개해 드린 바 있는데 ‘3분 월스트리트’ 코너에서 다시 한 번 전해드립니다.

“코로나19를 맞아 세계 각국은 정부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경제 지원에 ‘올인’했다. 올인은 여러 번의 정책 대응을 말하는 게 아니며 이것이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다”(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고문)

“파산보호신청 업체 헤르츠 주가가 급등했던 것을 보면 모두가 리스크를 너무 크게 지고 있다. 중앙은행이라는 우산 밖에 비가 오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고문)

“유동성과 지불 능력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유동성이 이를 지연시켜도 결국 드러나게 될 것”(이규성 칼라일 대표)

“중국이 세계 공장이 된 후 싸게 물건을 만든 게 인플레에 영향을 줬다. 디지털 경제가 되면서 상품과 서비스가 저렴해져 인플레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인플레는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라지브 미스라 소프트뱅크 인베스트먼트 CEO)

“증시는 단기적으로 경기부양이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산업규제와 세율, 중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캐서린 키팅 BNY멜론 웰스매니지먼트 CEO)

“모든 기축통화는 평가절하되거나 파괴됐다는 게 역사적 교훈이다. 우리는 중국과 5가지 전쟁 중이다. 시간은 중국 편이다”(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업자)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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