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한미동맹 성역처럼 신성시하는 것 지나쳐"…이수혁 두둔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이수혁 주미대사의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는 발언에 대해 “외교에서 국익을 최우선해야 한다는 취지”라면서 “동맹을 성역처럼 신성시하는 태도는 지나치다”고 두둔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주미대사의 ‘한미동맹 선택’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놓고 “동맹에서 국익이 중요하다는 당연한 발언이 왜 논란이 되는지, 왜 공격의 대상이 돼야 하는지 의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미는 지난 70년간 굳건한 동맹을 유지해왔고 양국은 앞으로도 공유하는 가치와 이익의 실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 국익 극대화는 외교 전략의 기본이다. 야당은 국론을 왜곡하고 편을 가르려는 정략적 시도를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주미대사는 지난 12일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70년 전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미국을 사랑할 수 있어야, 우리에게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이 대사의 이날 발언은 지난 6월 미국과 중국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사는 당시 “우리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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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고 경고했고,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차관보는 “민주주의를 선택한다면 옳은 선택을 한 것”이라고 응수한 바 있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아래)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아래)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사는 지난달 3일 조지워싱턴대 화상 대담에서는 “우리는 한미동맹의 미래상을 숙고해봐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미국은 우리 동맹이고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역내 무역파트너 중 하나라는 사실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식으로 해석돼 논란이 됐다.

이런 가운데 ‘한미동맹 선택’ 발언이 나오자 미국 주재국 대사가 ‘한미동맹 파기 가능성’을 거론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면서 파장은 커졌다. 국민의힘은 이 대사에 대해 “경솔하고 편향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미국 국무부는 12일 “한·미 동맹을 극도로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이 대사의 발언을 즉각 반박했다. 주미 한국대사관도 “(이 대사의 발언은)한·미동맹이 앞으로도 유지돼야 한다는 뜻”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해명 자료를 통해 “한미동맹은 70년 전 맺어진 과거의 약속뿐만 아니라, 양국이 공히 공유하는 가치와 이익에 기초하기에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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