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119 구급대원들을 향한 폭행이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구급대원 폭행 가해자 대부분이 벌금형 혹은 혐의 없음 판결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총 587건의 구급대원 폭행 피해가 발생했다.
2017년에는 167건이 발생했으며 2018년에는 215건으로 증가했다. 작년에는 소폭 감소해 205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올해 6월까지는 60건이 발생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피해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구급대원 폭행 가해자 10명 중 8명이 벌금형 혹은 혐의 없음 판결을 받는 등 법원이 가해자에게 내리는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 수준이다. 최근 3년간 절반 이상의 구급대원 폭행 가해자들은 벌금형을 선고 받는 것에 그쳤으며 3명 중 1명 꼴로 기소 중지 혹은 혐의 없음 판결을 받았다.
구급대원 폭행 사건이 지속해 발생하고 있음에도 119 구급대원 폭행을 막기 위한 처벌 강화 법안은 여전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9건의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됐으며 21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된 법안은 여전히 행안위에서 계류 중이다.
소방청 자체적으로도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구급대원 폭행 가해자에 대한 양형기준 강화를 요청하고 구급차에 자동 경고·신고 장치 설치를 확대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큰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오 의원은 “구급대원 폭행 시 벌칙 강화뿐만 아니라 공익광고를 이용한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사후 방어적인 대책보다는 구급대원들이 폭행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신고단계에서 주취 여부를 구분해 출동단계에서 폭행에 대비할 수 있는 사전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