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실체를 의심하던 미국의 한 40대 남성이 주최한 가족 모임을 통해 총 14명이 감염되고 이 중 2명이 사망했다고 13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에 살고 있는 토니 그린은 지난 6월 작은 가족 모임을 주최했다. 몇 개월째 텍사스에만 갇혀있었던데다, 당시 텍사스의 주지사가 작은 모임은 괜찮을 것이라고 말한 영향이 컸다. 그는 이전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을 일종의 사기인 ‘스캠데믹(scamdemic)’이라고 부르며, 미디어가 과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4,000명이나 되는 지인 중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도 이 같은 믿음을 뒷받침했다.
그가 주최한 모임에는 그린과 그의 파트너, 양쪽 부모 등 총 6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함께 음식을 요리하고, 영화를 보고 노래를 부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후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두통과 식은땀이 나는 증상이 일주일 가량 지속된 것을 제외하면 그린의 상황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곧 그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기절했고, 결국 뇌졸중까지 앓게 됐다. 그 사이 코로나19는 계속 확산됐다. 6명이었던 감염자는 곧 9명, 다시 14명으로 늘었다. 특히 그의 파트너의 아버지는 6주 동안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다가 52세의 나이로 결국 사망했다. 몇 주 후 파트너의 할머니도 목숨을 잃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WP)에 보낸 기고에서 “작별인사도 없었다”며 “마치 세상이 그를 삼켜버린 것 같다”고 적었다. 그는 이번 사태를 뒤늦게 후회하고 있다. 그는 기고에서 “만약 내가 주말에 그 행사를 주최하지 않았다면 몇 명이 병에 걸렸을까? 한 명? 아마도 두 명?”이라며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오지만 죄책감은 그냥 거기에 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