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범 논란’을 빚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당시 담당 검사가 법정에 나와 ‘재심 피고인의 자백을 믿고 기소를 결정했다’는 취지로 법정 증언했다.
해당 사건 담당 검사 A씨는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이 사건 재심 7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윤성여(53)씨가 검찰에서 억울함을 호소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재심 피고인은 말이 없고 착했다. 불우하다는 느낌이 들었을 뿐 그 이외에 다른 느낌은 없었다”며 “피고인이 많은 말을 해주면 진실을 가리기 쉬운데 묻는 말에 끄덕하는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윤씨의 변호인 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상에 나타난 현장 발견 체모와 윤씨의 체모의 방사성동위원소 분석값이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을 지적하며 “일부 수치는 도저히 동일인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오차가 큰데 의구심을 갖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A씨는 “갖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키 165㎝에 소아마비로 하반신이 불편한 윤씨가 149㎝ 높이의 담벼락을 넘어 범행 현장으로 침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현장검증에서 윤씨가 담을 넘는 것을 봤느냐”고 질문했으나, A씨는 “팔로 담을 짚고 상체가 올라간 것은 봤지만, 반대편으로 넘어간 장면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열린 6차 공판에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했던 A씨는 휠체어를 타고 나와 2시간이 넘는 증인 신문을 마친 뒤 “이번 사건으로 한 사람도 억울한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고 끝을 맺었다.
이 밖에 통계학 전문가와 화학 분야 전문가도 증인으로 출석해 윤씨의 유죄 판단 근거로 쓰인 방사성동위원소 분석 결과를 두고 각 분석값 간 편차가 큰 점 등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인인 전직 국과수 직원 2명은 당시 국과수 조직 체계 등에 대해 증언했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한 차례 더 공판을 열어 남은 증인 신문을 진행한 뒤 내달 2일에는 이춘재(56)를 직접 법정에 부르기로 했다. 재판부는 이춘재의 증인 신문을 끝으로 내달 19일에는 결심 공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진행 상황에 비춰보면 선고는 연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수원=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