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공공기관의 옵티머스 대규모 투자, 배후 밝혀야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등이 5,000억원대 규모의 펀드 사기를 벌인 옵티머스자산운용에 투자해 먹잇감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을 동원해 총 748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 옵티머스 관계자와 전파진흥원의 기금운용본부장이 해외여행을 함께 다녀왔다는 진술도 나왔다. 농어촌공사는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원을 옵티머스에 넣었다. 농어촌공사는 옵티머스 지분 9.8%를 갖고 있는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비상임이사로 있던 곳이다.


남동발전은 옵티머스 측과 5,100억원 규모의 해외 발전사업을 논의한 뒤 불과 18일 만에 적격 판정을 내렸다. 검찰이 입수한 내부 문건의 ‘남동발전과 추진하는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프로젝트 투자 진행 중’이라는 내용과 일치한다. 무려 4,327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의 경우 옵티머스 측의 제안서와 달리 펀드가 공공기관 매출채권만으로 구성되지 않았음에도 고객들에게 투자를 권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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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는 “공공기관과 금융기관들을 ‘옵티머스 먹잇감’으로 만든 배후를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카더라 통신’ 수준의 정치 공세”라면서 “큰 문제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국회에서 ‘옵티머스 내부 문건’ 의혹에 대해 “가짜문서였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단정적으로 부인했다. 이어 뒤늦게 다른 검찰청 검사 5명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파견하는 것을 승인했다. 주무 장관과 여당 지도부가 의혹을 덮으려고만 하니 누가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있겠는가. 국민들의 의구심을 풀어내려면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돼야 한다. 검찰총장 직속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든지,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을 수용하든지 해야 한다. 이마저도 방해한다면 권력형 펀드 게이트 의혹을 자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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