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등의 신상정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무단으로 공개한 혐의로 구속된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가 검찰에 송치됐다.
15일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A씨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며 디지털 성범죄, 살인, 아동학대 등 사건 피의자 신상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무단 게시한 176명 가운데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 등을 제외한 피해자 156명에 대한 명예훼손 등 혐의가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명예훼손)을 비롯해 개인정보 보호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3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검거 기사를 보고 조씨의 신상을 알리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nbunbang’을 최초 개설한 뒤 성범죄자에 대한 관심 증가로 팔로워가 빠르게 늘자 공개 대상을 확대했다. 이후 피해자들 신고로 계정이 삭제되자 게시글 삭제를 방지하기 위해 디지털교도소 사이트를 개설·운영하기 시작했다. 디지털교도소는 지난달 8일 폐쇄됐다가 사흘 뒤 2기 운영자가 운영을 재개했으나 A씨 송환 후 다시 폐쇄되고 운영자는 잠적했다.
A씨는 이날 검찰 송치 직전 대구경찰청에서 디지털교도소 운영을 왜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성범죄라든가 진화형 범죄에 대한 형량 조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허위 사실이 몇 번 나오면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홍글씨’와는 관계 없다”며 “혼란을 줘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2기 운영자가 성범죄자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텔레그램 ‘주홍글씨’ 운영자 또는 관련자인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에게 정보를 제공한 이들에 대해서도 개인정보 수집·제공 경위를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