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해임된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오는 23일 열리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종합감사에도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구 전 사장은 국감에 출석해 공사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촉발된 ‘인국공 사태’와 관련해 아는 사실을 밝히겠다고 공언했지만 사실상 올 국감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인국공 사태를 둘러싼 진실이 이대로 묻히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구 전 사장은 17일 “눈 출혈 상태가 심각한데다 수술을 받아야 해서 23일 국토부 종합감사에 참석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곧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22일에 있을 국회 국토위의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증인 출석요구가 있지는 않지만, 요구가 온다고 해도 참석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재차 밝혔다.
지난 15일 국토위 여야 간사는 오는 23일 국토부 종합감사의 증인으로 구 전 사장을 채택한 바 있다. 인천공항공사의 감독기관인 국토부가 구 사장을 무리하게 해임했다는 논란이 있는데다 인국공 사태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이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구 전 사장이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기획재정위원회 및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도 불출석이 예상돼 올해 국감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인국공 사태가 구 전 사장의 주요 해임 요인이라는 추측이 나와 그가 국감에서 어떤 얘기를 할 지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었다. 인국공 사태의 전말을 알고 있을 구 전 사장이 국감에 불출석해 끝내 입을 다물 경우 진실은 밝혀지지 못한 채 묻힐 수 있다.
한편 구 전 사장은 자신의 해임과 관련된 국토부 고위 관계자를 상대로 한 법적대응에 대해서는 “현재 변호인과 논의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아직 고소장을 접수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토부는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 전 사장의 해임을 기획재정부에 건의했다. 국토부 감사실은 구 전 사장이 지난해 10월 2일 국정감사 당일 태풍 비상대비 태세에 소홀했고, 공사 직원에 대한 부당한 직위해제를 지시했다고 결론 내렸다.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달 24일 구 전 사장의 해임 건의안을 의결했고 국토부는 그에게 해임을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