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 20주 예비 엄마 이모씨(33)는 온라인 쇼핑몰에 산 무알콜 맥주를 마시려다 알코올 함유량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당연히 알코올이 0%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알코올이 0.5% 함유되어 있었다. 이씨는 “소량이지만 혹여 아기한테 영향을 미칠까 찜찜해서 마시지 않고 버렸다”며 “온라인에서 팔길래 당연히 알코올 0%라 착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소비층이 확대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무알콜 맥주’ 일부 제품에 실제 알코올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섭취에 민감한 임산부가 오인 섭취할 우려는 물론, 특히 청소년의 경우 온라인에서 손쉽게 알코올이 들어간 무알코올 맥주를 살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무알콜 맥주 가운데 일부는 실제 알코올이 함유된 맥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입 무알코올 맥주 중 일부는 알코올이 0.5%까지 들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딩거프라이의 알코올 도수는 0.4~0.5%에 달했다. 칭따오 논알콜은 0.05% 함유됐다.
무알콜 맥주에 알코올이 함유된 것은 제조공법 차이에 따른 것이다. 발효과정을 거친 경우 알코올이 소량 함유되는 방식이다.
알코올이 함유돼 있지만 무알콜 맥주로 표시되는 것은 주세법에 따른 것이다. 국제 주류법상 알코올 도수가 1% 미만인 맥주의 경우 이를 표시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무알콜 맥주로 분류된다. 다만 성인용 음료라고 표기하기 때문에 미성년자는 살 수 없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무알콜 맥주를 알코올 0% 착각해 오인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알코올 도수가 1% 이하인 경우 식품으로 분류돼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마트나 슈퍼보다 미성년자에게 쉽게 노출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알콜 맥주가 ‘알코올 프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알코올이 소량이나마 들어있어 임산부나 특정 질환자의 경우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주류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 규모는 2014년 81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53억원으로 6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는 더 가파르게 성장해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 5년 내 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맥주 업계에서는 앞다퉈 무알콜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000080)(하이트제로 0.00)와 롯데칠성(005300)음료(클라우드클리어 제로)에 이어 최근 오비맥주도 무알콜 맥주 ‘카스 0.0’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