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로 추정되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고(故) 김원종 씨의 ‘산재 적용제외 신청서’가 고 김 씨가 쓰지 않은 대필 문건으로 확인됐다. 고 김 씨가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대필 작성을 확인했느냐’는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질의에 대해 “그렇다”고 답변했다. 적용제외 취소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택배기사는 특수근로형태종사자(특고) 산재보험 당연 가입 대상이지만 본인이 ‘산재보험에 가입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의 적용제외를 신청할 수 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A씨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의 필적과 그 대리점에서 제출된 다른 기사의 글씨체가 유사하다며 대필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고 김 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면 고 김 씨의 유족은 산재보험에 따른 유족급여 등을 받을 수 있다. 강 이사장은 “과로사는 전문적이고 의학적인 부분으로 재해조사를 거치고 질병판정위원회를 거쳐 과로사 여부와 산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한진에서는 택배가 일 평균 200개라고 하는데 휴대폰에서는 새벽 4시 30분에야 배송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가 정보를 독점하고 있어 유족의 산재 입증이 어려우니 공단에서 노동자 측에서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새벽 3시경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 터미널에서 택배기사 김 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김 모 씨는 오는 11월에 퇴사할 예정이었지만 계약에 따라 퇴사를 위해 후임자를 찾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올해 목숨을 잃은 택배기사는 11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