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엔초 마리(사진)가 19일(현지시간) 88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밀라노 태생인 마리는 20세기 이탈리아 최고의 산업디자이너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을 고민하고 실천한 그는 생활용품과 가구를 비롯해 평생 1,500개가 넘는 제품을 디자인했다. 건축에 쓰이는 H빔을 활용한 푸트렐라 쟁반, 델피나 의자, 마리올리나 의자 등은 그의 손에서 탄생한 세계적 히트작으로 꼽힌다. 그는 누구나 손쉽게 스스로 각종 가구를 제작할 수 있도록 설계도면을 담은 ‘아우토프로제타치오네(셀프디자인)’라는 제목의 책 저자로도 유명하다. 지난 1970년대 발간된 이 책은 이른바 ‘DIY 가구’를 대중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4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개관 당시 그의 다양한 디자인 생활용품과 시각디자인 작품을 소개한 ‘엔초 마리전’이 열렸다. 예술적 가치가 큰 그의 일부 작품은 현재도 이탈리아 로마국립현대미술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박물관 등에 전시돼 있다. /박현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