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당·정책

금태섭의 '불요불굴'…조국 비판부터 탈당 선언까지

검사시절, 피의자를 위한 기고글에 논란

안철수 캠프 출신의 안철수 공격수 자처

조국 인사청문회…지도교수에게 쓴소리

공수처 법안, 소신따라 기권표 던져 징계

탈당 선언 "민주당, 오만한 태도가 문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거대여당의 오만을 비판하며 결국 탈당을 선언했다.

계파를 따르지 않아 ‘철새’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지만 모두가 ‘예’라고 할 때마다 ‘아니오’를 외쳤던 금 전 의원은 수많은 불요불굴(不撓不屈])의 순간들을 남겼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당의 징계 처분을 받았던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탈당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검사 시절부터 '튀는 돌'…한겨레 기고글 논란



조직에 충성하지 않는 금 전 의원의 ‘이단’ 기질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시절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6년 9월 11일. 금 전 의원은 한겨레에 ‘수사 제대로 받는 법’ 연재물 1회분 ‘피의자가 됐을 때’를 기고했다. 해당 연재물은 고소를 당하거나 수사기관에 입건된 피의자가 취해야 할 행동 지침을 제시하는 취지였다. 그는 1회분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 ‘변호인에게 모든 것을 맡겨라’고 조언했다.

이에 현직 검사들은 해당 글 내용을 두고 “변호사가 쓸 수 있는 주제를 검사가 아무런 고민 없이 썼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검찰 간부들은 현직 검사가 외부에 기고할 때는 반드시 사전에 상부에 보고한 뒤 허가를 받도록 한 ‘공보 관리 지침’을 어겼다며 그를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기고글은 당시 독자들로부터 “피의자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글”이라며 호평을 받았고, 인터넷에는 금 전 의원을 옹호하는 누리꾼이 다수를 차지했다.





안철수 캠프 출신의 안철수 쏘기



금 전 의원은 조직은 물론 사람에게도 충성하지 않는 ‘외곬’ 기질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그는 지난 2013년 ‘안철수의 변호사’라고 불리며 당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측근’으로 활약한 바 있다. 그러나 갈등 끝에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면서 자서전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를 출판했다.

그는 캠프에서 있었던 일들을 공개하며 소통의 부재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제대로 된 반성과 올바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의 자서전은 안 대표의 리더십 및 비화를 포함해 ‘안철수 비선 실세’와 ‘안철수-문재인 단일화’ 과정까지 상세히 소개하면서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조국 인사청문회, 지도교수 향해 쓴소리



지도교수도 비판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다. 그는 서울대 박사과정 시절 자신의 지도교수였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언행 불일치’, ‘동문서답식 답변’ 등의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하며 쓴소리에 앞장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지난해 9월 6일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의 인사청문회에서 그는 “지금까지 후보자의 말과 생활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보고 충격받았다”며 “후보자의 언행 불일치에 대한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에 동문서답식 답변을 해서 그들의 상처를 깊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이 ‘금수저는 진보를 지향하면 안 되느냐’,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는 안이했다’는 등 질문에 비껴가는 답변을 내놓자 “이걸 묻는데 자꾸 저걸 답변하면 화가 난다. 묻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고 있다”며 “이 자리에서 언행 불일치와 동문서답식 답변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고 맞수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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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된다면 그 친구들이 어떤 상처를 입을지, 공정성 가치관에 관해 얼마나 혼란을 느낄지 짐작하기 어렵다”며 “모든 것을 저울에 올려놓고 봐도 젊은이들 상처 쪽으로 제 마음의 저울이 기울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혹평을 내리기도 했다.





공수처 설치에 던진 기권표 그리고 징계



금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한 데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기권표까지 던지면서 민주당의 징계를 받았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2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윤리심판원 재심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달 25일 회의를 열고 금 전 의원에게 ‘경고’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앞서 민주당 일부 권리당원이 지난 2월 당에 신청한 금 전 의원을 향한 제명 청원에 대해 내린 결정이었다. 당시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금 전 의원이 지난해 12월 공수처 법안 표결에서 당론을 따르지 않고 기권표를 던진 점을 문제 삼았다.

당 윤리심판원 심판결정문에는 “공수처 법안 찬성은 우리 당의 당론이었다”며 “금 전 의원이 소신을 이유로 표결 당시 기권했기 때문에 당규 제7호 14조에 따라 당론 위배 행위로 보고 징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금 전 의원은 21일 이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다”며 “당 지도부가 바뀐 지도 두 달이 지났고, 윤리위 회의도 여러 차례 열렸지만, 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합리적인 토론도 없고,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도 알려주지 않았다”며 “그저 어떻게 해야 가장 욕을 덜 먹고 손해가 적을까 계산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거대여당의 오만을 비판하며 탈당



금 전 의원은 결국 21일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판결문 공개 확대를 위한 국회토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금태섭 전 의원. /연합뉴스


그는 “더 이상은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고 밝혔다.

여당을 향해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며 “우리 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 해명이나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의 행태가 나타난다”고 질타했다.

또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 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며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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