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고등학생이 인천의 한 병원에서 독감 백신을 맞고 이틀 뒤 숨지면서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독감 백신 접종 이후 사망한 사례가 9명까지 늘어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보건 당국은 21일 “예방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해당 시점까지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에 보고된 6건의 사망 사례에 대해 언급하면서 “논의한 결과 백신과의 직접적 연관성,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과 사망과의 직접적인 인과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특정 백신에서 중증 이상 반응 사례가 높게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전체 예방접종사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6건의 사망 가운데 2건은 ‘아나필락시스’에 의한 사망일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식품이나 약물에 노출된 뒤, 항원·항체의 면역 반응이 원인이 돼 급격하게 전신에 발생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다.
정 청장은 “사망자 2명의 경우에는 아나필락시스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나머지 신고 사례에 대해서도 부검 결과와 의무기록 조사 등 추가 조사를 통해 인과관계를 확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는 모두 9건이다. 첫 사례로 인천 지역의 17세 고등학생이 지난 14일 무료 접종받고 이틀 뒤 사망했고, 이후 전북과 대전, 제주, 대구 등에서도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숨을 거둔 사례가 잇따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