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박사방’ 등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소지한 혐의로 수사받는 교사가 총 8명에 달한 가운데, 이 중 경기 시흥 소재 고등학교 교사 1명은 여전히 학교에서 수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관련 범죄에 연루된 교원은 수사 개시만으로도 학생들과 분리해야 하지만 직위해제가 안 된 탓이다.
22일 각 시·도 교육청 등에 따르면 21일까지 충남 초등학교 교사 1명, 경북 고등학교 교사 1명, 경기 고등학교 교사 1명, 전북 중학교 교사 1명 등 총 4명이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에 연루돼 경찰의 수사 개시 통보를 받았다. 앞서 4명의 교사가 수사당국의 수사 개시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에 4명이 더 확인된 것이다.
추가로 확인된 교사 4명 중 충남 기간제 교사 1명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구매한 혐의로 지난 6월 수사 개시 통보를 받은 직후 계약이 해지됐다. 역시 기간제인 경북 교사 1명은 n번방 참여 관련 혐의로 지난 8월 수사 개시 통보 직후 계약이 해지됐다. 전북 교사 1명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소지한 혐의로 지난 19일 수사 개시가 통보돼 바로 직위해제 됐다. 그는 직위해제 직전까지 일선 중학교 담임 교사까지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기 교사 1명은 수사 개시 후에도 직위해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시흥의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이 교사는 웹하드 내 비밀 클럽인 ‘박사방풀’에서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내려받아 소지한 혐의로 지난 7월 수사 개시 통보를 받았으나 직위해제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학교에서 수업을 계속했다. 교육부는 올 초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 문제가 불거지자 교원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보유하는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을 경우 즉시 직위 해제해 학생들과 분리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학교 교장은 최근까지 교육청에 이를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뒤늦게 사안을 파악한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해당 교사를 직위 해제하도록 하고, 23일부터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며 “교사의 아동·청소년 음란물 소지와 같은 문제는 형사소추와 관계없이 즉각 직위 해제해야 한다. 왜 즉각 직위 해제되지 않았는지 등 경위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