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상에서 실종된 후 북한에 의해 피격돼 사살당한 어업지도원 이씨의 아들이 자신에게 위로의 편지를 보낸 문재인 대통령에게 “아빠는 잃었지만 어떤 분이신지 너무 잘 알기에 명예까진 잃을 수 없다”고 답장했다.
어업지도원 이 씨의 형인 이래진 씨는 22일 조카 이 군이 쓴 이같은 내용의 편지를 공개했다. 이 군은 우선 문 대통령에게 “바쁘신 중에 편지에 답장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몇 번을 읽고 또 읽으며 지금 상황이 너무 가슴 아팠지만 대통령님의 진심이 담긴 위로 말씀에 다시 힘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을 물을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대통령님의 말씀과 직접 챙기겠다는 약속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빠는 잃었지만 어떤 분이시기에 너무 잘 알기에 명예까진 잃을 수 없다”고 했다.
이는 앞서 문 대통령이 이 군의 편지에 답장을 보내자, 거기에 재답장을 한 내용이다.
지난 5일 이 군은 문 대통령에게 ‘월북 판단’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당시 이 군은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저희 아빠가, 180㎝ 키에 68㎏ 밖에 되지 않은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사흘 후인 8일 답장을 작성해 이를 13일 유족 측에 등기로 전달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답장에서 “아픈 마음으로 받았다”며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안타까움이 너무나 절절히 배어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답서에는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군은 문 대통령의 답서에 대해 “저와 동생이 고통을 겪지 않고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항상 함께 해 주신다는 대통령님의 마음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아버지를 따라 공무원을 하겠다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시험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이 군은 “저희 가족이 겪고 있는 지금 이 고통이 하루 빨리 끝나길 바라며 대통령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그 약속을 믿고 기다리겠다”며 편지를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