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현지시간) TV토론에서 ‘맞장 대결’을 벌인다. 다음달 3일 대선을 12일 남겨둔 시점이자 애초 3차례 예정한 TV토론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이다. 다만 지난 15일 2차 TV토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 방식에 불만을 표시하며 보이콧해 이번 토론은 지난달 29일에 이어 실제로는 두 번째다.
이날 토론은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오후 9시(한국시간 23일 오전 10시)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미국의 가족 △인종 △기후변화 △국가안보 △리더십 등 6가지 주제별로 15분씩 총 90분간 예정돼 있다.
주제별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2분씩 먼저 답변하고 토론하는 방식은 1차와 같지만 2분 답변 시간에는 상대방 후보의 마이크를 끈다는 점이 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차 토론 때 바이든 후보의 답변 도중 수시로 끼어들어 토론이 난장판이 됐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대선토론위원회는 사상 처음으로 이같은 조처를 했다. 역대 미 대선 TV토론은 막판 지지층 결집과 부동층 표심 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상 최대 정치쇼’라고 불릴 정도로 다른 어떤 정치 행사보다 선거전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컸다.
이날 토론은 바이든 후보가 여론조사상 우위를 토대로 굳히기 전략에 들어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어 치열한 설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의원과 부통령 등 47년의 공직생활을 한 바이든 후보를 기성정치에 물든 구태 정치인으로 몰아붙이면서 과거 정책의 오류 등을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의혹’을 토대로 도덕성 공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 대응 실패, 미 전역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항의시위 사태 등을 고리로 트럼프 대통령의 무능과 실정을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는 이번 주 유세 일정을 거의 잡지 않을 정도로 TV토론 준비에 공을 들였다. 이날 진행은 NBC방송의 크리스틴 웰커가 맡는다. 1차 토론 때는 트럼프 대통령의 끼어들기로 진행자인 폭스뉴스의 크리스 윌리스가 애를 먹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발언 기회를 가로채는 대신 적당히 말할 시간을 주면서 말실수를 유도하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웰커를 향해 “진행자가 완전히 편향됐다”고 주장하는 등 TV토론의 공정성을 문제 삼을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번 토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변화의 순간을 만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중 하나일 것이라며 ‘게임체인저’가 될지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