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도 올해 3·4분기 예상을 넘는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충당금 적립으로 손실흡수 능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비은행부문의 약진과 비대면 채널 영업기반 확대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은 올 3·4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1,06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3.2%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3·4분기 기준으로는 당기순이익 7,601억원으로, 시장전망치(6,395억원)를 웃돌고 지난 2·4분기 대비 10.3% 증가한 것이다.
하나금융 측은 이 같은 ‘선방’은 수수료이익 증가 등 비은행부문 약진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수수료이익 증가로 3·4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6.2%(766억원) 증가한 2,880억 원을 기록했고, 하나카드는 신용카드 수수료 증대에 따라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9.6%(646억원) 증가한 1,144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은 오토론 실적 등에 힘입어 누적 당기순이익 1,271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65.1% 증가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영업 형태가 모바일로 많이 옮겨가면서 모바일 채널을 통해 대출 및 예적금 등 영업 확대가 늘어난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나은행은 3·4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6,544억원을 기록, 명동사옥 매각으로 일회성 이익을 거둔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하나은행의 3분기말 NPL 커버리지비율은 전분기말 대비 3.9%p 증가한 124.8%을 기록했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에 대한 완충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손충당금 적립도 늘었다. 하나금융은 경기 위축 가능성에 대비한 손실흡수 능력의 충분한 확보를 위해 올 3·4분기 중 1,728억원 적립 포함 누적 충당금 등 전입액 6,980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측은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외부 충격에 대한 그룹의 완충 능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2·4분기에 이어 3·4분기에도 코로나 19 경기상황을 반영한 미래전망정보를 보수적으로 재평가하여 약 58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인식했다. 그 결과 3·4분기 누적 기준으로 3,494억원의 경상적인 대손충당금 및 2,210억원의 코로나19 추가 대손충당금, 지난 2·4분기에 적립한 사모펀드 관련 준비금 1,185억원 등 향후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