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타계 소식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애도 성명을 냈다.
IOC는 26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명의 성명을 통해 “고(故) 이건희 회장이 삼성과 IOC의 톱(TOP) 파트너 계약을 통해 올림픽을 후원하고, 올림픽을 전 세계에 홍보했으며 스포츠와 문화의 유대를 발전하는 방식으로 올림픽 운동에 크게 공헌하고 올림픽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인의 올림픽 유산은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며, 고인의 별세를 추모하고자 스위스 로잔 IOC 본부의 올림픽 기를 조기로 게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IOC는 이날 성명에서 이 회장의 약력도 자세히 소개했다. 고교 시절 레슬링을 직접 배웠고, 이를 인연 삼아 1982∼1997년 대한레슬링협회장을 역임했다고 전했다. 또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부위원장, 1996년 IOC 위원 선출 등을 통해 국제 스포츠계를 적극적으로 후원했고,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중 2017년 IOC 위원직을 자진 사퇴했지만 뒤 명예 위원으로 위촉됐다고 덧붙였다.
IOC의 이 같은 설명처럼 이 회장은 국내 굴지의 기업인인 동시에 열정 넘치는 ‘체육인’이었다. 매년 올림픽이 열릴 때 마다 ‘삼성’ 기업 후원을 통해 올림픽 대회를 적극 후원했다. 무엇보다 한국의 올림픽 개최를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1년 반 동안 11회에 걸쳐 170일간이나 해외출장 일정을 소화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2010년 밴쿠버대회 현장을 시작으로 평창 개최가 결정된 이듬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총회까지 직접 참석했다. 더반 총회에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을 발표하는 순간 이 회장은 박수를 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1997년 12월 발간된 에세이에 이렇게 적기도 했다. “스포츠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교훈은 어떤 승리에도 결코 우연이 없다는 사실이다.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선수라도 노력 없이 승리할 수 없다. 모든 승리는 오랜 세월 선수·코치·감독이 삼위일체가 돼 묵묵히 흘린 땀방울의 결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