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의 진출을 막아달라는 중소기업계의 요구에 대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기존의 중고차 시장)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26일 국회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한 종합 국감 자리에서다.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매매시장의 선진화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기존의 중고차 매매업계는 대기업의 진출을 막아달라는 입장이 팽팽한 상황에서 현대차가 ‘메기’ 역할을 위해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을 용인할 수 있다는 걸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국감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박 장관은 “현재 내연기관차에서 미래차로 전환하는 과정이고, 자동차업종의 전 세계적인 경쟁도 치열하다”며 “현재 중고차 시장을 보면 온라인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전반적으로 (중고차 시장)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바꾸지 못하면 (중고차 시장은)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고차 매매업계는 지난 해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중기부에 건의했다. 생계형 업종으로 지정된 업종에 진출한 대기업은 법적으로 제재를 받게 된다. 사실상 현대차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이 막히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소비자 편의를 위해서도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생계형 업종 1차 판단기관인 동반성장위원회도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업종 지정에 대해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다.
생계형 업종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박 장관이 현대차의 시장진출을 허용하는 대신 기존 매매업계와는 상생안을 도출해 중고차 매매시장의 혁신을 유도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박 장관은 업종 규제를 통해 현대차와 중고차 매매업자의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다만 박 장관은 이날 국감장에서 “(중기부는) 중립적 위치에서 (현대차와 기존 매매업자 간) 협상을 이끌어내려고 한다”며 “현재 중기부는 어느 쪽 편을 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