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정의선 “1등 정신 심어줬다” 최태원 “대한민국에 큰 손실” 애도

■이건희 회장 빈소 찾은 재계총수·삼성맨

권오현·황창규·진대제 “애통하다”

이명희·정용진·정유경도 조문행렬

호형호제하던 김승연 “가장 슬픈날”

정의선 회장 필두 현대家도 발길

김승연(왼쪽)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26일 오후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김승연(왼쪽)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26일 오후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고인을 친형님같이 모셨습니다. 가장 슬픈 날입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식 이틀째인 26일 무거운 발걸음으로 빈소를 찾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재계 총수와 ‘이건희 최측근’으로 불렸던 삼성맨들이 황망한 발걸음으로 고인을 찾았다. 유족이 전날 이 회장의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외부 조문·조화를 사양한다고 밝혔으나 정·관·재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제한적으로 조문을 받았다. 이에 따라 그룹총수들도 빈소 방문 일정을 조율해 차례차례 빈소를 찾았다.

현대가에서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가장 먼저 고인을 찾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과 함께 조문했다. 8분가량 조문을 마치고 나온 정의선 회장은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항상 따뜻하게 잘해주셨다”며 “우리나라 정·재계는 물론 모든 분야에서 1등 정신을 심어주셨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회장직에 오른 정의선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 하의 삼성에 대해 “좋은 쪽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정대선 현대BS&C 사장이 아내인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와 함께, 저녁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과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6일 오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6일 오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최태원 SK 회장은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최대로 큰 글로벌 기업 만든 분을 잃게 되어 대한민국에 큰 손실이라고 생각한다”며 “해외 순방도 같이 다니며 많은 것을 지도 편달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 회장의 조카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과 범삼성가인 신세계그룹도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막내딸로 이 회장의 유일한 동생이다. 이명희 회장은 오후2시30분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차정호 신세계 사장, 강희석 이마트 사장 등 그룹사 사장단도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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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조의를 표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첫 직장이었던 삼성에서 신입사원일 때 먼 발치에서 부회장으로 뵈었던 어른이셨다”며 고인과의 첫 만남을 회고했다.

이날 빈소에 가장 먼저 모습을 보인 것은 ‘삼성맨’들이었다. 이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오전9시19분께 빈소를 찾았다. 가장 먼저 고인을 조문한 것으로 알려진 김기남 부회장은 빈소로 들어서며 “애통합니다”라고 말했다. 김현석·고동진·강인엽·진교영·노태문·한종희 등 삼성전자 사장단도 속속 빈소에 도착했다.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사장단들도 함께 고인을 찾았다.

최태원 SK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故 이건희 삼성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성형주기자최태원 SK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故 이건희 삼성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성형주기자


이 회장을 보좌해 반도체와 삼성전자를 이끌었던 권오현 삼성 고문도 모습을 드러냈다. 빈소를 찾았다. 이어 박학규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삼성 출신인 황창규 전 KT 회장과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 등도 오전10시를 전후해 찾아왔다.

경제단체 수장들도 유족을 찾아 위로했다. 삼성에 오래 몸담았던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유족에게 삼성을 잘 이끌어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재용 회장 시대가 활짝 열리길 바라는 게 고인의 마지막 생각이 아니셨을까, 영정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롯데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와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이 애도의 뜻을 표했다. 관계·언론계도 발걸음 했다. 호암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총리 재임 시절 그분과 함께 평창올림픽 유치 노력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빈소를 찾았다. 싱하이밍 대사는 “이 회장이 삼성을 잘 이끌어 세계 일류 기업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중국과의 인연도 깊다”고 말했다. 이날 입관식은 오전8시55분께 로비에 입관식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지며 9시께 진행됐다. 부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 자녀 이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이 입관식을 지켜봤다. 이 회장은 지난 1973년 장모인 고 김혜성 여사를 인연으로 원불교에 입교해 부인 홍 전 관장과 함께 신앙활동을 했다. 고인의 원불교 법명은 중덕(重德), 법호는 중산(重山)이다. 이 회장의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28일 오전이다. 장지는 용인 선영으로 알려졌다./변수연·심기문·백주원·전희윤기자 diver@sedaily.com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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