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증시

'귀멸의칼날' 극장판 대히트에 日언론 "스가 총리 출세담 떠올라" 왜?

10일만에 수입 100억엔 돌파...사상 처음

마이니치 "영화 주인공 성장기, 스가 떠올려"

일본 TV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일본 TV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영화 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 인기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극장판이 개봉 10일만에 흥행수입 100억엔(약 1,15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는 역대 최고 흥행 속도로 최종 수입이 200억엔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귀멸의 칼날이 대흥행하고 있는 현상을 놓고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집권을 빗대는 분석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개봉 열흘만에 수입 100억엔 돌파
2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그룹의 애니메이션 부문 자회사인 애니플렉스는 이날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 : 무한 열차편’의 흥행 수입이 개봉한 지 10일 만에 107억엔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닛케이는 개봉 10일 만에 흥행 수입이 100억엔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라며 개봉 둘째 주에 들어서도 관객이 들어차고 있어 흥행 수입이 200억엔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영화 역대 최대 흥행수입(308억엔)을 기록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경우 개봉 2주만에 560억엔의 수입을 거둔 바 있다.


귀멸의 칼날 극장판은 지난 16일 개봉했으며 25일까지 총 798만3,442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4일 하루에만 111만5,182명의 관객이 관람을 했고 15억94만엔의 일일 수입을 거뒀다. 25일에는 115만7,654명의 관객이 이 영화를 봤으며 15억4,050만엔의 흥행 수입이 발생했다.

흥행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작품성이 좋은 데다 재방문자가 많다고 분석했다. 귀멸의 칼날은 도깨비에게 가족을 죽임당한 한 주인공이 도깨비를 퇴치하는 성장기를 그리고 있다. 이번에 개봉한 무한 열차편은 전체 만화 이야기 중 무한열차에서 실종자가 발생한 소식을 들은 주인공이 도깨비를 무찌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귀멸의칼날 주인공 보고 스가 총리 출세담 떠올라"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집권을 통해 이 같은 흥행 현상을 해석하는 일본 언론의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관련기사



26일 마이니치신문은 ‘귀멸의 칼날 붐과 스가 전설’이라는 제목의 오피니언 글을 실었다. 이 기사는 “도깨비를 죽이는 데 도전하는 주인공의 입지전적인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을 보고 스가 총리의 출세담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운을 뗐다. 스가 총리는 부모님의 지역구를 물려받는 세습 정치인이 흔한 일본 정가에서 보기 드문 ‘흙수저’ 출신으로 알려져있다. 명문대 학벌이나 지역구 세습 없이 국회의원 비서로 시작해 아베 신조 정권에서 관방장관을 지냈고 총리에 올랐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실은 ‘귀멸의 칼날 붐과 스가 전설’이라는 제목의 오피니언 글./마이니치 홈페이지 캡처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실은 ‘귀멸의 칼날 붐과 스가 전설’이라는 제목의 오피니언 글./마이니치 홈페이지 캡처


그러면서 스가 총리가 관방장관을 지내던 시절 같이 일했던 관료들의 회고를 소개했다. 당시 스가 총리는 한 관료에게 “주의에 주의를 기울여라. 고생하면 평소 싱글벙글하고 있는 사람이 마음 속으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보이게 된다”고 조언했다. 이 말을 듣고 이 관료는 “무심코 소름이 돋았다”고 떠올렸다. 고통 자체를 긍정하고 역경을 이겨내려는 자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귀멸의 칼날 주인공과 스가 총리는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고 이 신문은 해석한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교도연합뉴스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교도연합뉴스


마이니치는 “귀멸의 칼날은 스스로 어려움에 맞서 이겨내는 극복심, 투쟁심을 익히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면서 “현대 사회는 겉으로는 누구 하나 상처받지 않으려는 미사여구가 넘쳐나지만 실제로 가혹한 현실로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귀멸의 칼날의 대히트도 빈주먹으로 출발한 총리의 탄생도 불안의 시대에 나아갈 방향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김기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