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성탄 미사를 가톨릭 신도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집전하기로 했다.
AFP통신은 교황청 외교장관이 최근 바티칸 주재 외교 사절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며 가톨릭 전문 매체 CNA(Catholic News Agency)를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문에 따르면 교황청은 올해 성탄 미사를 비롯해 대림절(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기간) 행사를 ‘사적 방식’(private form)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신도 뿐 아니라 외교사절도 성탄 관련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 대신 미사 등 주요 행사는 온라인으로 중계된다.
교황은 성탄 전야 미사를 집전하면서 전세계의 가톨릭 신자들에게 성체 강복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예년의 경우 수만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바티칸에서 열리는 성탄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12월에 로마를 방문했었다.
앞서 올해 부활절에도 교황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극소수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미사를 집전했다.
올해 83세로 아르헨티나 태생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신자를 비롯한 일반 대중들과의 만남을 즐겨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가 이탈리아 전역을 강타하자 공식 일정을 대거 취소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재확산하자 지난 25일 식당과 주점의 영업시간을 오후 6시까지로 제한하고, 극장·영화관·체육관 등 다중이용 시설을 한달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수천명의 시민들은 이같은 정부의 제한 조치에 반발해 시위를 벌이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 전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3만7,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