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이재용 부회장, 조문 온 박영선 장관과 20분 면담... 무슨 말 오갔을까

기자시절 고인 인터뷰로 추억…박 "통찰력을 배워야'

"정의선 회장, 상생 관심많다" 이, 현대차 방문 일화도

스마트공장·벤처 등 중기부 사업에 대한 애정도 각별

朴 "1세대 기업 이끌 분들과 협력" 요청에 李 "잘 하겠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오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오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대한민국 1세대 기업을 이제 앞으로 이끌어갈 분들과 잘 협력해 달라”고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더 잘 협력하려고 한다”고 화답했다.

28일 중기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27일 서울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던 이 회장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하면서 이 부회장과 20여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삼성 관계자들도 동석했다. 박 장관과 이 부회장의 20분간 대화 일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이 먼저 박 장관과 아버지(이 회장)와 인연을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박 장관이) 기자 시절 제주도에서 아버지와 인터뷰를 했고 아버지는 직원에게 그 인터뷰 내용을 들려줬다”고 말하자, 박 장관은 “(이 회장은) 반도체 박사 보다 훨씬 해박한 지식으로 설명해 놀랐다”고 회고했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와 또 다른 추억도 박 장관에게 들려줬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가 반도체사업을 처음 시작할 무렵 일본 한 호텔에서 지낸 적이 있다”며 “일본 반도체 회사 관계자를 한 명씩 불러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새벽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어렵게 반도체(사업)을 한국에 들여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을 보면, 우리는 고인의 통찰력을 배워야 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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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은 이 부회장을 만나 말한 ‘1세대 기업을 이끌어갈 분들’은 이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박 장관이 연결과 협업으로 비유해 온 상생정책에 대해 설명하다가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상생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부회장은 “정의선 회장이 우리 공장을 먼저 찾아왔고 저도 현대차 연구소를 방문했다”며 “(연구소를) 가보니 현대차가 왜 1등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20년, 30년씩 근무해온 장인이 있었다”고 놀라워했다고 한다. 그러자 박 장관은 “대한민국 1세대 기업을 이제 이끌어 가야하는 분들이 서로 잘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고, 이 부회장은 “앞으로 더 잘 협력하려고 한다”고 화답했다. 정 회장은 26일 이 회장의 빈소를 주요 그룹 총수 가장 먼저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전일 열린 비공개 영결식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과 이 부회장은 중기부와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민관사업인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이 먼저 스마트공장을 지원사업을 담당하는 인력을 삼성 관계자에 묻는 형식으로 설명하면서 “삼성이 스마트공장 도입 사업을 (중기부와) 함께 할 수 있어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스마트공장 덕분에 생산율이 높아진 진단키트 생산공장 사례를 소개하면서 “(삼성 지원 덕분에) K-방역이 글로벌 표준이 되고 중소기업 수출이 늘어난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정책을 설명하면서 “사내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사업을 도울 대기업도 모집한다”고 하자, 이 부회장은 “우리도 사내벤처기업을 육성하는 C랩을 운영하고 있다”며 스타트업과 사내벤처 육성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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