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29일(현지시간) 오전 벌어진 흉기 공격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로이터·AFP통신이 전했다.
로이터는 용의자가 이날 오전9시께 니스의 노트르담성당 밖에서 흉기를 휘둘렀고 피해자 중 한 여성은 참수를 당했다고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용의자는 경찰이 쏜 총에 맞고 부상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시 니스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노트르담성당 인근에서 사건이 발생했으며 경찰이 테러범을 구금했다면서 이번 사건을 ‘테러리즘’으로 규정했다. 또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된 후에도 아랍어로 “신은 가장 위대하다”고 계속 외쳤다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이번 공격의 동기가 무엇인지, 앞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화와 프랑스 교사 살해사건과 관련이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프랑스 대테러검찰청은 테러와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즉각 수사를 개시했다.
이번 흉기테러는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던 중학교 역사교사 사뮈엘 파티가 무함마드를 소재로 삼은 풍자만화를 주제로 토론수업을 진행한 후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8세 청년에게 참수당한 지 채 2주도 안 돼 발생했다.
이 사건은 프랑스 일반시민들과 이슬람 교도 간 갈등으로 비화했으며 서방과 이슬람 국가 간 대립 양상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도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며 파티를 옹호했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마크롱을 향해 “정신치료가 필요하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또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에브도는 28일 발간한 잡지 1면에 에르도안 대통령을 조롱하는 만평을 게재해 양측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만평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히잡을 쓴 여성의 치마를 들어 올리며 말풍선으로 “오, 예언자여!”라고 말하고 있다. 만평의 제목은 “에르도안:다른 사람이 없는 곳에서 그는 정말 재밌다”이다.
만평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역겨운 공격”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보도했다. 그는 “우리 예언자(무함마드)에 대한 비열하고 비도덕적인 만평을 실었던 프랑스 잡지가 이번에는 표지에 나를 겨냥한 만평을 게재했다고 들었다”며 “이 잡지가 우리가 흠모하는 예언자에 대한 무례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슬람을 공격하는 서방국가들은 십자군전쟁을 다시 시작하기를 원한다“면서 ”선지자 무함마드에 대한 공격에 저항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명예의 문제“라고 말했다.
터키 대통령실은 에브도의 이번 만평에 대해 “필요한 법적·외교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앙카라 검찰청은 이 만평에 대한 공식 수사를 개시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전했다.
프랑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에브도에 대한 터키 측의 비난이 “혐오스럽다”고 맞섰다. 아탈 대변인은 “프랑스는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며 “프랑스의 원칙과 가치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