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재확산하자 세계 경제가 침체 이후 짧은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이중침체)’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거래일째 하락하며 3.43% 급락한 2만6,519.95에 마감했다. 지난 6월11일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각각 3.53%, 3.73% 떨어졌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40.28까지 치솟아 6월15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29일 오전 미 상무부는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33.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한 32.0%를 상회하는 수치다. 전 분기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으로 31.4% 감소했다가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미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수조달러를 공급한 데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3·4분기 기록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미국의 지난주 하루 평균 신규 감염자는 7만1,000명을 넘어서며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고 시카고에서는 식당 실내식사가 금지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의 대선 전 타결이 사실상 물 건너가며 해를 넘길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독일·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봉쇄조치를 재도입하면서 독일증시의 DAX가 4.17% 급락했고 프랑스 CAC지수 역시 3.34% 내렸다. 한국 증시의 코스피지수는 29일 0.79% 하락한 채 마감했다.
국제유가와 금값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5% 떨어진 37.39달러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6월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금값도 온스당 1.7% 하락하며 1,900달러선이 무너져 1,879.20달러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