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실형이 확정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주사와 6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29일 부영그룹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29일 지주사인 부영과 부영주택, 동광주택, 광영토건, 오투리조트, 인천일보, 부영파이낸스대부 등 6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부영그룹의 지주사·계열사는 총 23개로, 이중근 회장은 이 가운데 19개의 대표이사·사내이사였다.
이 회장은 이번에 7개의 대표이사·사내이사에서 이름이 빠졌지만, 여전히 나머지 1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형이 확정돼 기업의 대표이사를 맡을 수 없기 때문에 지주사와 각 계열사 등기이사 사임은 예정된 수순”이라며 “이 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하며,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그룹이 운영되는 것은 이전과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부영그룹은 2018년 2월 이 회장의 구속 직후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같은 해 5월 회장 직무대행 체제를 도입했다.
이어 신명호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경영 총괄), 이세중 환경재단 명예이사장(법규 총괄), 이용구 전 대림산업 회장(기술·해외부문 총괄)을 잇달아 회장 직무대행으로 영입했다.
작년에 이용구 직무대행이 사직하면서 부영그룹은 최근까지 2인 공동경영체제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세중 부영그룹 회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5일 부영, 부영주택, 동광주택, 동광주택산업의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고 회장 직무대행에서 물러났다.
법무 담당이었던 그의 퇴진은 이중근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1억원의 형량이 확정된 사실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부영그룹은 신명호 회장 직무대행 1인 체제로 운영된다.
아울러 이 밖에 부영의 핵심 임원도 최근 무더기로 교체됐다.
이중근 회장의 3남이자 영화감독으로 활동한 이성한 씨는 지난달 23일부로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성한 씨의 사임에는 이중근 회장 관련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부영엔터테인먼트는 동광주택산업 외 5개 법인 대표를 겸임하는 이창우 씨를 새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부영, 부영주택, 동광주택 등에서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였던 이기홍 사장도 지난 13일자로 퇴임했다.
오투리조트와 천원종합개발의 이종혁 대표이사도 지난달 23일 두 회사의 대표와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그는 광영토건과 부강주택관리, 동광주택산업의 사내이사직도 내놓았다.
실형이 확정된 이 회장은 최근 법원 판결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하고 심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