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속에 외국인 1인당 면세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찍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외국인 여행객 수는 줄었지만 면세업계 ‘큰손’인 중국인 보따리상의 비중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30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 1인당 구매액은 2,108만원으로 처음으로 2,000만원을 돌파했다. 기존 역대 월별 최고치는 지난 8월 1,843만원이었다.
해외 여행길이 여전히 끊긴 가운데 외국인 1인당 매출이 커진 것은 중국 보따리상들의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출입국 절차 강화와 함께 2주 격리가 의무화 되면서 이들의 구매 패턴은 ‘자주 찾기’보다 ‘한꺼번에 많이’로 바뀌었다.
중국 내에서 한국 면세품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지만 자주 방문하기 힘들다 보니 구매량을 대폭 늘린 것이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랜드별 구매 개수 제한이 풀린 점도 보따리상들의 물량이 늘어난 데 영향을 미쳤다”며 “코로나19 이전 대비 구매량은 몇 배 뛰었다”고 말했다.
한편 9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4,840억원으로 전달보다 4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4월 9,867억원까지 내려앉았던 매출은 5개월째 증가했다. 다만 9월 매출은 1년 전의 3분의 2 수준이다. 지난달 매출 가운데 보면 외국인 매출(1조4천409억원)이 내국인 매출(431억원)의 33배에 달할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근 관세청은 코로나19 타격이 큰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연말까지 제3자 반송(면세사업자가 면세품을 구매처가 아닌 제3자에게 넘기는 것)과 재고 면세품 시중 판매 허용 기간을 연장했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세청의 이번 연장 조치로 연말까지 월 1조원 이상의 매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보따리상의 구매 증가는 이들에게 줘야 하는 수수료 부담 증가로 이어져 실제 이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추가 지원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