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부자의 왕도' 물었더니…1위 사업, 2위 부동산, 3위는?

KB금융, 금융자산 10억 이상 400명 설문조사

상속·증여가 세 번째로 많아

근로소득 11%, 금융투자 7% 그쳐

부자의 '부동산 사랑' 계속...자산 중 부동산 비중 7년 만에 최대

부자 총 수는 35.4만명...10년 새 2.2배↑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부자들은 어떻게 부를 축적했을까. 서민이라면 대부분이 궁금해할 이 물음에 대한 힌트가 이번 주 한 보고서에서 나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20 부자보고서’를 통해 부동산이 아닌 순수 금융자산만 10억원 이상 갖고 있는 사람을 부자로 규정하고 이들 400명에 대한 설문조사(7월 6일부터 8월 7일까지 실시) 결과를 보고서에 담았다.

근로소득 11.3%, 주식 등 금융투자 6.8% 그쳐
우선 현재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주요 원천을 하나만 꼽아달라고 했다. 그러자 가장 많은 37.5%가 ‘사업소득’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부동산투자로 25.5%였다. 3위는 무엇이었을까. 상속·증여로 19%였고 다음은 근로소득이 11.3%였다. 이른바 동학·서학개미운동이 올해 주식시장을 달궜지만 금융투자를 자산형성의 원천이라고 답한 부자는 6.8%에 그쳤다.

이번에는 자산을 축적하는데 기여한 주된 방법을 2개 선택해달라고 물었다. 그러자 부동산투자가 63%로 가장 많았고 사업소득이 58.3%였다. 다음은 상속·증여가 28.3%, 금융투자가 27.3%였다. 근로소득은 20%에 머물렀다.



부자들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한국 부자의 총자산 중 56.6%가 부동산으로 지난해에 비해 2.9%포인트 올랐다. 2013년(56.9%)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2010년대 중반부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강세로 전환하며 부자들이 보유한 주택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영향이 있다”고 해석했다. 반면 금융자산 비중은 38.6%로 2013년(37.8%)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았다.

부자의 총자산 포트폴리오를 보면 거주 주택 비중이 26.1%로 지난해보다 6.4%포인트 오르며 가장 높았다. 이어 유동성 금융자산(16.2%), 빌딩·상가(12%), 거주 외 주택(10.4%), 예·적금(9.3%)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빌딩·상가 비중이 17.9%로 2위, 유동성 금융자산은 14%로 3위였지만 올해는 순위가 바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빌딩·상가 가치가 하락하고, 시장이 급변동하면서 투자처가 발견되면 언제든 투자를 할 수 있게 현금성 자산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빌딩·상가는 돈이 많을수록 투자 비중이 높았다. 50억원 이상 부자의 빌딩·상가 자산 비중은 18.2%로 50억원 미만 부자(7.3%)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보유율 측면에서 보면 50억원 이상자 열에 여섯은(60.1%) 빌딩·상가를 갖고 있어 50억원 미만(24.7%)에 비해 수치가 높았다.


금융자산 10억 이상 부자, 10년 새 2.2배 증가...35.4만명
부자의 총수는 빠르게 늘었다. 2010년 16만명이었지만 지난해 35만4,000명으로 2.2배 불어났다. 이 기간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연평균 0.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부자는 9.2%씩 증가했다. 서울에 46%, 경기도 22% 등 수도권에 70.4%가 거주했다. 부자의 총 금융자산은 2010년 1,158조원에서 지난해 2,154조원으로 1.9배 늘어났다. 부자의 최소 자산기준을 물은 결과 중간값은 70억원으로 2011년 50억원에 비해 1.4배 증가했다.



올해 금융자산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투자를 늘리겠다는 답변보다는 유지하겠다는 것이 많았다. 주식과 예·적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상품에서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80~90%에 달했다. 보고서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부자들이 탐색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주식에 대해서는 유지하겠다는 비율이 64.5%, 늘리겠다는 비중이 24.5%로 다른 금융자산에 비해서는 투자 확대 비중이 그나마 높았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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