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에서 차기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반(反) 문재인 연대’를 구축하자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영남권 유력 정치인인 홍준표·김태호 무소속 의원에 이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공개적으로 반문연대를 결성하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야권의 연대가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보수진영 후보와 안 대표가 주도하는 ‘제3 지대’ 후보가 반문연대의 틀 안에서 선거 막판에 단일화를 꾀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유·공정·평화 진영의 맏형격인 우리 국민의힘이 적극성과 유연성을 좀 더 발휘해 야권연대의 빅텐트를 쳐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앞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25일 “국민의당과 긴밀한 접촉을 통해 선거를 치를 방법을 도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또 경남도지사 출신인 김태호 의원은 지난달 29일 “모든 세력이 함께하는 ‘범야권 대연대’를 만들자”고 제안한 데 이어 홍준표 의원도 지난달 30일 “(안철수 대표를 포함해) 다시 한번 보수우파 진영의 빅텐트 구축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문연대 주장의 배경으로는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불안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인구 1,000만명인 서울(49석)에서 고작 8석을 얻는 데 그쳤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문 의혹과 극단적 선택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야당에 유리하게 선거 판도가 흘러가야 한다”며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앞서고 있어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절박함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전했다.
다만 반문연대의 내용과 성격을 보면 잠룡 등의 의견은 서로 다르다. 홍준표 의원은 “중도는 없다”며 보수진영 중심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홍 의원은 구체적으로 안 대표와 함께 서울시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보수우파가 뭉치면 집권할 수 있느냐. 전략의 면에서 다 틀린 말”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원 지사는 앞서 중도·보수가 결합한 ‘원 플러스 원’ 모델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바람대로 안 대표가 중도인사를 이끌고 야권통합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안 대표가 구축하는 제3지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 유세 기간 중에 막판 대타협을 통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안 대표가 금태섭 전 의원 등과 함께 ‘제3 지대’를 구축해 중도를 중심으로 야권 단일화를 해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야권표가 분산될 경우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또 다른 반문연대를 구축해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