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안철수 "민주당, 오늘 공당으로서 사망 선고…선거비용 838억 내라"(종합)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에 있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후보를 내기로 전당원투표를 통해 결정한 것과 관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단언컨대 오늘로써 민주당은 대의민주주의 체제 하의 공당으로서 사망 선고를 받는다. 스스로 도덕적 파산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자신들이야말로 진짜 적폐세력이라고 ‘커밍아웃’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는 선거비용 838억원 전액을 내야 한다”며 “민주당 때문에 써야 하는 국민 혈세인 만큼 변명 여지가 없다. 이 정도 부담은 감수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당헌 제96조 제2항에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 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만들어진 당헌이다.

당헌대로라면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자진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소속된 민주당은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당원투표를 통해 사실상 당헌을 어기고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박원순, 오거돈 두 사람의 성범죄에 대해 광화문 광장에서 석고대죄해야 한다”면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나오겠다는 예비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사죄가 먼저’”라고 일갈했다.

이어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선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라면서 “책임진다는 뜻을 모르는가. 책임을 진다는 것은 정해진 죄를 치른다는 뜻”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의 행태는 판사가 아닌 범죄자가 셀프 재판해서 스스로 무죄를 선고하는 꼴”이라며 “민주당의 행태는 뻔뻔함, 파렴치, 후안무치란 단어가 아니면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맹폭을 가했다.

관련기사



아울러 안 대표는 “민주당이 내년 보선 공천을 한다면 이념과 진영의 구태 정치에 갇혀 허우적대는 한국 정치에 그나마 남은 최소한의 정치 도의와 양심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며, 한국 정치를 막장으로 몰아가게 될 것”이라며 “보궐선거를 미래 정책 비전 대결이 아닌 성폭력당 심판 선거로 만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문 대통령은 당 대표일 때 개혁세력임을 자처하며 국민 앞에 선언한 약속, 홀로 고귀한 척하며 다른 당이 지키지 않는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요구했던 내용,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이용한 선한 척 이미지를 당선된 후 헌신짝처럼 버리려고 한다면 차라리 당헌을 통째로 폐기하고 무당헌, 무법 정당임을 선언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정체성이 비리적폐 옹호당, 성인지 감수성 제로정당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직선거법’ 개정도 제안했다. 안 대표는 “이번 기회에 당선자의 중대 범죄로 인한 재보궐선거가 있다면 원인을 제공한 정당의 공직 후보 추천을 법률로 원천 봉쇄해야 한다”며 “정당 당헌이 아닌 ‘공직선거법’에 명시적으로 규정해 공천에 대한 정당 책임을 강화하는 책임정치로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최인호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공천 관련 전당원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투표는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이에 따르면 찬성이 86.64%, 반대는 13.36%로 나타났다. 투표율은 26.35%였다.

최 수석 대변인은 “86.6%라는 압도적인 찬성율은 재보궐선거에서 공천해야한다는 전 당원의 의지의 표출”이라며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후보를 공천해 시민에게 선택받는 것이 책임정치에 더욱 부합한다는 이낙연 대표와 지도부의 결단에 대한 전폭적인지지”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이낙연 대표는 전 당원 뜻을 잘 반영하고 오늘 오전 최고위원회 의결과 당무위원회 부의 안건을 처리하는 등 당헌개정에 바로 착수하겠다”며 “오는 3일 중앙위를 개최해 당헌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당헌개정이 완료되는 대로 공직 후보자 검증위원회와 선거기획단 구성 등 본격적 선거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조예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