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新 노사관계 만들자" 머리 맞댄 삼성전자 노사, 첫 단체교섭 돌입

3일 오전 한국노총서 단체교섭 시작

나 부사장 "노사 동반자 중요성 인식, 성실교섭"

김 위원장 "고 이건희 회장 명복 기원…

노동자 존중이 초일류 백년기업 첫걸음"

1차 교섭서 임시 사무실 제공 등 합의해

실질적 노조활동 보장에 초점 맞출 듯

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삼성전자노사의 첫 단체교섭에 참석한 교섭위원들이 자리에 앉아있다./이수민기자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삼성전자노사의 첫 단체교섭에 참석한 교섭위원들이 자리에 앉아있다./이수민기자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3일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양측은 상생과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할 것을 다짐하며 1차 단체교섭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단체교섭 상견례’에는 나기홍 삼성전자 부사장과 김만재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등 양측을 대표하는 이들이 참석했다. 나 부사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교섭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어가는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노사 모두가 동반자로서 중요성을 같이 인식하고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측도 본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을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별세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언급하며 “금속노련 15만 노조원을 대신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삼성이 노동자와 힘을 모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일 창립 51주년을 맞은 삼성전자가 ‘초일류 100년 기업’을 목표로 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삼성전자가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고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은 수많은 노동자의 눈물과 헌신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며 “노동자들을 존중하고 노조활동을 인정하는 것이 초일류 100년 기업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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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재(가운데) 금속노련 위원장이 3일 오전 10시에 열린 삼성전자 단체교섭 상견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이수민기자김만재(가운데) 금속노련 위원장이 3일 오전 10시에 열린 삼성전자 단체교섭 상견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이수민기자


나기홍(첫 줄) 삼성전자 부사장이 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단체교섭 상견례를 위해 지정석으로 걸어가고 있다./이수민기자나기홍(첫 줄) 삼성전자 부사장이 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단체교섭 상견례를 위해 지정석으로 걸어가고 있다./이수민기자


양측 교섭위원은 나 부사장, 김 위원장을 포함해 각 11명씩으로 구성됐다. 나 부사장은 상견례에만 참석하며 교섭을 총괄은 최완우 반도체사업부문(DS) 인사기획그룹장(전무)이 담당한다. 이날 교섭에는 최 전무 외에도 DS 부문 임직원들이 교섭위원으로 여럿 참석했다. 노조는 금속노련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 정책국장 등 단체교섭 경험이 풍부한 이들이 자리했다.

이번 단체교섭은 총 4개 노조가 공동교섭단을 꾸려 협상의 창구를 단일화 했다. 삼성전자 4노조의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이 교섭 권한을 위임받아 사측과 교섭을 진행하는 것도 특징이다. 나머지 1~3노조는 상급단체가 별도로 없다. 앞서 5월부터 단체교섭에 돌입한 삼성디스플레이도 상급단체인 금속노련과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4노조)를 비롯해 상급 단체가 없는 삼성전자사무직노조(1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2노조), 삼성전자노조(3노조)로 구성돼 있다. 공동교섭단에는 조합원 규모가 제일 큰 4노조에서 7명, 나머지 노조에서 각 1명씩 총 10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1차 교섭에서 양측은 교섭 일정과 교섭 횟수를 결정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단체협약 체결 전까지 교섭에 참여하는 이들을 위한 임시 사무실도 제공하기로 했다. 노조는 단체교섭안을 이번 주 내로 사측에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양측은 노조 교섭위원들이 교섭에 임하는 시간 등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김만재 위원장은 교섭이 끝난 후 기자들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원칙을 폐기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사측도 그런 메시지를 많이 줬다”며 “노사 양측의 큰 의견 다툼 없이 잘 진행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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