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는 오늘 국무회의 직후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으나, 대통령은 바로 반려 후 재신임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오늘 오전 출근하면서 (사의 표명을 했다)” “(문 대통령의 사표 반려와 관련해) 듣지 못했다” (홍남기 부총리)
지난 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깜짝 사의 표명에 이어 ‘문 대통령의 반려 여부’를 둘러싼 진실공방에 정치권에서는 한동안 혼선이 빚어졌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고 재신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했으나 홍 부총리는 관련 언급을 듣지 못했다고 부인한 것이다.
논란의 전말은 이렇다. 홍 부총리는 지난 2일 오후 2시 45분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주식 양도세 부과요건이 되는 대주주 기준 논란과 관련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2개월간 계속 갑론을박이 있는 상황이 전개된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싶어 제가 현행대로 가는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오늘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주식 양도세가 부과되는 대주주 기준으로 기재부가 고수한 ‘종목당 3억원 이상’ 확대안이 여당의 반대에 부딪혀 기존 ‘종목당 10억원 이상’으로 결정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였다.
홍 부총리의 돌발 발언에 청와대는 10여 분 만에 진화에 나섰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홍남기 부총리는 오늘 국무회의 직후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으나 대통령은 바로 반려 후 재신임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논란은 가시지 않았다. 국회 기재위에서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이 반려했다는 소식을 들었냐”고 묻자 홍 부총리가 “아니다. 듣지 못했다”고 부인한 것. 이어 양 의원이 “반려했다고 언론에서 보도되는데”라고 재차 질문하자 홍 부총리는 “저는 사의를 표명했고 만약 후임자가 지명되면 청문회를 거쳐 올 때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예산안이든 정책이든 부동산 대책이든 끝까지 물러나는 순간까지 공직자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안내대로라면 홍 부총리는 사직서를 돌려받고 재신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들은 바 없다’는 식으로 답한 것이다. 또 반려 후에도 자신의 ‘후임자’를 거론하며 문 대통령의 재신임을 무색하게 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처럼 문 대통령의 반려 의사가 홍 부총리에게 제대로 전달된 것이 맞는지, 전해졌다면 어떤 방식이었는지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자 청와대는 다시 상황정리를 했다. 강 대변인은 “오늘 국무회의 직후 대통령이 홍 부총리를 면담했다”면서 “홍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했으나 대통령이 격려하면서 신임을 재확인하고 반려했다”고 재차 설명했다.
홍 부총리가 문 대통령과의 면담 및 반려 사실을 국회 기재위에서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동선이나 인사권에 관한 사안은 공직자로서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반려 사실을 공식 발표한 오후 2시 58분 무렵에는 홍 부총리가 국회 기재위에 출석한 상태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홍 부총리가 청와대의 공식 발표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대통령과의 면담 및 발표 사실을 확인해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강 대변인은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 문제는 반려 및 재신임이 최종상황”이라고 강조했다.